자산운용사 해외펀드 환헤지 손실 10.5조원

더벨 김은정 기자 2009.09.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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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헤지비율↓…주가상승·환율하락 계속되면 추가 손실 우려

이 기사는 09월25일(10: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해외펀드 환헤지(위험회피)로 입은 손실이 10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운용사들의 환헤지 비율이 낮아진 상태라 향후 주가 상승과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투자 펀드 수탁고 규모 상위 20개 자산운용사가 지난해 2008년 4월 1일부터 2009년 3월 31일까지 외환관련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손실은 10조54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개사의 펀드 약관·정관상 해외자산에 최저 30% 이상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주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했던 금융위기 이전에는 선물환 매도로 환헤지를 하는 것이 유리했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9월 해외펀드의 환헤지 비율은 81%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해 환헤지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던 것이다.

달러/원 환율급등 이후 해외펀드의 환헤지 비율은 65%로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3월 말 기준 해외펀드 38조8000억원 중 21조원만이 헤지된 상태다.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할 때는 환노출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한데다 달러/원 환율은 1년 만에 1200원대가 무너졌다.

조 의원은 "지금 추세가 계속된다면 낮아진 환헤지 비율만큼 대규모 기회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해외펀드 환헤지 손익과 비용이 투자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시황에 맞는 환헤지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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