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기관vs개미 '효성'목장 대결투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9.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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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하이닉스 인수라니..팔자", 개미 "결국 포기할 것..사자"

코스피시장에서 졸지에 효성이 변수가 됐다. 효성 (52,200원 ▲1,200 +2.35%)이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에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지만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을 계기로 거래가 폭발해 증시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내다보인다.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과 외인은 분수넘치게 하이닉스를 사려고 한다며 효성에 대해 '팔자'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반면 개인은 결국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를 접을 것이라며 '사자'로 맞서면서 진검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당분간 효성을 둘러싼 공방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4일 코스피시장에서 효성의 거래량은 1297만5209주였다. 전날 40만3000주와 이틀전 36만4000주에 비해 32.2배 급증했다.



거래대금은 1조126억원. 이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이 7조4900억원임을 감안하면 효성 한 종목이 전체 거래대금의 13.5%를 차지한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은 효성을 3068억원 순매도했다. 순매도 수위였다. 투신이 2237억원을 순매도했고, 연기금(445억원)과 보험(352억원), 기타법인(138억원), 사모펀드(64억원) 등 대부분 기관이 효성에 대해 팔자공세를 가속화했다.이날 기관 순매도가 1936억원이니 기관매도는 효성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도 193억원을 순매도하면서 기관과 발을 맞췄다.


반면 개인은 3435억원을 순매수하며 기관의 십자포화를 거뜬히 받아냈다.
전문가들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가 무산돼 주가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개인들이 '베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막대한 차입금으로 재무적 부담이 크고 사업 시너지도 없는데 '설마 무리수를 두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연말 순차입금이 1조7000억원인데 인수비용 약 4조원 내외의 자금 조달은 부담스럽다"며 "인수 철회 또는 가격 및 조건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개인 전체 순매수 금액이 3083억원임을 감안하면 개인은 효성에만 집중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작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인수 도전장을 내민 효성을 둘러싼 기관과 개인의 맞대결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향후 하이닉스 인수를 둘러싼 효성의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매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큰 반면 '인수포기'에 초점을 맞춘 개인은 매수에 열을 올리면서 기관과 개인의 대결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효성 오너의 의중이 시장에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이상 '효성 장세'가 코스피 시장에서 화두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과 기관의 맞대결에서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 지 관심"이라면서도 "역사적으로 개인이 기관을 상대로 펼친 '전투'에서 이긴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기억된다"고 덧붙였다.

효성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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