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우인터 인수 최우선 추진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9.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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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인터, 상당히 시너지 많아 도움될 것 확실"
- 해외 자원 개발 노하우, 해외 네트워크, 철강 제품 세일즈 경험 등 장점
- 대우조선도 관심있지만, 매각 일정상 대우인터가 먼저


포스코 (370,500원 ▲5,000 +1.37%)가 그동안 눈독을 들여왔던 대우조선해양 (30,050원 ▼1,050 -3.38%) 대신 대우인터내셔널 (57,400원 ▼200 -0.35%)의 인수를 우선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외 자원 개발, 철강제품 판로 확대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상승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 전략사업그룹 관계자는 24일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할 경우 여러 가지 관점에서 도움이 된다"며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인수 추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철강 제품 판매 업무도 이미 하고 있고, 해외에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인수를 위해 입찰에 참여했던 대우조선에 대해서도 "각 회사 나름대로 고유의 특성이 있다"며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정상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이 대우조선보다 앞서 있어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우선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다음 달 중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캠코는 스스로 보유한 지분 35.5%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4.0%를 포함한 총 68.1%의 지분을 2단계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이 24일 종가 기준으로 3조2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빼고도 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대우조선의 경우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다. 대우인터내셔널, 하이닉스 등 다른 대형 매물들이 우선 처리된 뒤에야 대우조선 매각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 시점을 판단할 때 인수·합병(M&A) 시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금융시장 자금의 상당부분이 다른 대형 매물들을 소화하는데 쓰일 경우 대우조선 인수 자금 마련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 매각 입찰에서 한화석유화학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한화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본계약을 미루자 지난 1월 매각 협상을 중단했다.

다른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에 우크라이나 광산의 철광석으로 생산한 후판을 공급하는 등 시너지가 가능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한 시너지가 더 크다"며 "둘 중 하나만 인수해야 한다면 대우조선보다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파트장은 "철강 제품 판매망 개척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이 대우조선보다 포스코에 더 잘 맞을 것 같다"며 "인도 제철소 설립 때 중동, 중앙아시아 등 주변 지역 수출 판로 개척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외에도 한화그룹, SK그룹 등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STX그룹은 대우인터내셔널보다는 현대종합상사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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