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나병이유?"
"너 자꾸 긁으면 저 언니처럼 되는거야!"
↑ 아토피가 심했을 무렵, 이 씨는 이렇게 상처부위를 붕대로 감싸고 다른 손으로 긁지 않게 하려고 비닐로 손을 감쌌다고 한다. '피와 고름을 달고 다녔던 시절'에서 벗어난 비결을 이 씨가 전한다. ⓒ사진제공=이진희
KBS 라디오 PD로 바쁜 직장인이자 4년차 주부인 그는 누구나 따라 할 만한 쉬운 몸테크를 고안했다.
'몸에 안 좋은 것 안 하기, 물 많이 마시기, 줄여 먹고 바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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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것만 안 넣어도 몸은 건강해진다=이 씨는 "건강해지겠다고 뭔가를 '더' 할 생각보다는 안 좋은 것을 안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돈도 안 들고 효과도 좋다"고 설명한다.
몸에 안 좋은 것들을 피하려면? 먼저 무엇이 들어가는지 알아내는 게 필수다. 이 씨가 택한 방법은 일주일간 자신이 먹은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것. 커피에 달달한 디저트는 물론 심야 프로그램을 마친 후 챙겨 먹었던 족발과 치킨 등 기름진 음식들이 리스트에 좍 올라왔다.
이런 식습관을 없애려 굳이 유기농 도시락을 싸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 도시락 싸들고 다니다가 직장에서 외톨이 되기 십상이니까. 그는 직장 주변에서 무농약 유기농 등 착한 재료로 만든 음식점을 알아냈다.
조미료를 많이 쓰는 식당은 피했고 여럿이 식당에 가게 되면 "양념을 적게 해달라" "조미료를 빼달라"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내 몸을 아끼려면 똑똑한 소비자가 돼야 했다.
삼겹살과 소주가 주 메뉴인 회식에 가서 나만 몸을 사릴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더라도 물을 많이 마시는 방법으로 해독했다.
이 씨의 '황금비율'은 △소주 한 잔 당 큰 물 컵으로 한 잔 △맥주는 마신 양만큼 △폭탄주 한 잔당 큰 물 컵으로 두 잔이다. 잠깐씩 자리를 떠서 바람을 쐬고 오는 방법도 좋다고 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건강에도 좋다. 이 씨는 출근길에 500㎖ 생수를 하나 사서 마시고 다시 그 병에 물을 담아 퇴근길에 또 500㎖를 마신다.
그는 "물이 피와 체액의 기본재료인 만큼 물을 많이 마시면 피가 덜 걸쭉해지고 순환기능이 활발해져서 체내 독소가 잘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 이 씨가 자신의 몸상태를 꼼꼼하게 기록한 메모 일부. ⓒ사진제공=이진희
생활단식법은 이러하다. 5일간 식사량을 줄이고 다시 5일간은 완전히 식사를 끊는다. 그리고 다시 5일간은 식사량을 조금씩 늘린다.
막상 단식을 시작하자니 무서웠다. 그래서 이 씨는 '겨레의 자연건강'(http://nanum.pe.kr) '수수팥떡 아이사랑'(http://www.asamo.or.kr) 등 사이트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조언을 구했다.
단식 초기에는 이 씨도 "기운이 없어서 눈만 껌뻑이며 '사는 게 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단식의 효과는 엄청났다. 당장 혀가 예민해져서 과자, 패스트푸드 등 나쁜 음식은 냄새만 맡아도 멀리하게 됐다. 식사량도 줄었다. 속이 편안해졌다.
식습관과 함께 쇼핑습관도 바꿨다. 한 달에 4번씩 가던 대형마트를 끊고 생활협동조합 회원으로 가입해 유기농 식재료를 구입했다. 마트에 한 번 갈 때마다 10만원씩 매월 40만원이 식재료비로 나갔지만 이제는 16만원 밖에 안 든다.
↑ 여성환경연대가 만든 '화장품 속 유해화학물질을 거절하기 위한 초간단 사전' ⓒ여성환경연대
◇"재테크는 하면서 왜 몸테크는 안하세요?"= 이 씨는 "가난은 두려워하면서 왜 건강을 잃게 되는 상황은 두려워하지 않냐"고 반문한다.
"내가 그랬듯, 사람들은 병으로 고통 받는 상황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런 일이 자신에게 닥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몸은 부동산과 주식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에요. 이만큼 투자가치가 높은 자산은 없죠."
그는 "건강을 잃으면 삶 자체가 고통이고 몸이 애물단지가 된다"며 "돈이 많이 들지만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하면 몸은 무한한 부가가치를 생산한다"고 덧붙였다.
재테크의 목표가 빌 게이츠가 되고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이 씨가 말하는 몸테크란 유난 떨면서 천년만년 살겠다는 욕심도 아니오, 건강박사가 되고 몸짱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몸이 아파서 꿈이 꺾이거나 일상이 괴롭지 않으면 된다. 그의 몸테크 비법은 그가 최근 낸 책 '건강한 몸, 착한 몸, 부러운 몸'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