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형은 말렸을까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2009.09.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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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이상운 부회장 친형이 '35년 반도체 베테랑' 이상완 사장

↑이상운 부회장↑이상운 부회장


형은 말렸을까 아니면 권했을까.

효성 (52,200원 ▲1,200 +2.35%) 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운 부회장(최고총괄운영책임자, COO)이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이상완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의 친동생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효성 이상운 부회장은 언론인 출신인 고 이동수 전 동아일보 꿈나무재단 이사장의 둘째 아들로 친형은 이상완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이다. 형 이상완 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6년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이 사장은 지난 1976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전신인 삼성반도체에 입사해 삼성전자가 LCD 사업을 시작한 지난 1993년까지 20년간 반도체 분야에 종사했다.

1993년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반도체총괄 내 LCD 사업부장을 맡았고, 2003년에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장, 2004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을 거쳐 올 초부터 삼성의 그룹 종합연구소인 삼성종합기술원 사장을 맡는 등 15년간 LCD 분야를 지휘해왔다.



이 사장은 15년간 LCD 사업을 맡아 선발국가인 일본을 제치고 삼성 LCD를 세계 1위 기업의 반석에 올려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상운 부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검토 과정에서 35년간 반도체 분야에 종사한 베테랑인 형으로부터 어떤 조언을 받았을까.

이 부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조언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효성그룹이 충분한 검토 없이 무모하게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사전에 면밀한 검토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인 셈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24일 오전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수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또 인수의향서 제출 후 효성그룹 주식이 급락한 것과 관련, "(내부적으로) 상의를 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전은 이 부회장이 이끄는 전략본부 내 '경영혁신팀'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상무)급을 포함해 10여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그 동안 그룹의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해왔다. 물론 최종 결정은 이 부회장을 거쳐 조석래 회장이 한다는 게 효성측의 설명이다.

전략본부 내엔 조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문 부사장과 셋째 아들인 조현상 전무가 속해 있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은 무역 및 섬유 부문장을 맡고 있지만 전략본부 내 임원은 겸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 인수를 맡고 있는 경영혁신팀은 현재 실사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금조달 방법이나 인수가격 등이 담길 입찰제안서 준비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낸 만큼 인수의지는 있다"면서도 "아직 하이닉스라는 회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우선 실사 과정을 거쳐 내부 상황을 살펴본 뒤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그룹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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