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이례적 LPG가격 '동결' 왜?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09.2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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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발표시기 앞당긴데다 인상요인 불구 가격 동결...가스업계 '당혹'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인 SK가스 (171,600원 ▼4,700 -2.67%)가 다음달 LPG 가격을 동결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SK가스는 10월부터 국내 충전소에 공급하는 LPG 가격을 이달과 마찬가지로 프로판가스는 kg당 832.08원, 부탄가스는 kg당 1,226.46원(자동차용 부탄가스는 ℓ당 716.2원)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가스업계는 당초 국제 LPG 수입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프로판 및 부탄 각각 톤당 75달러 상승)한데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가인상 요인이 kg당 약 170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9월 LPG 수입가격은 프로판가스의 경우 톤당 565달러, 부탄가스 톤당 595달러로 결정됐다. 이는 전달보다 각각 75달러나 오른 것으로 올 들어 최고치다.



SK가스 관계자는 "LPG 공급사 가운데 다음달 가격 동결을 결정한 것은 처음"이라며 "LPG가 택시 등 주로 서민들의 자동차 및 취사·난방용으로 사용되는 연료인만큼 서민들의 물가 안정 차원에서 10월 공급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가스업계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통상적으로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매달 발표하는 LPG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LPG 수입가격과 환율, 공급사 마진, 운송·보험료 등 부대비용을 합산해 E1과 SK가스 등 공급업체들이 매달 말에 발표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SK가스는 경쟁사인 E1의 공급가 결정 과정을 본 뒤 최종 가격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LPG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가 E1이 동결을 결정하자 다시 동결로 선회, 각 충전소에 수정 통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환율이나 운송료 등 공급가 결정에 필요한 요소들이 확정되지 않았는데 SK가스가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것은 이상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담합 조사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10월 중 LPG 업체들의 담합 혐의에 대해 과징금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가스 관계자는 "다음달 초에 추석 명절도 있고 해서 가격을 빨리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가스의 LPG 공급가 동결 결정은 E1 (76,700원 ▲2,000 +2.68%) 등 다른 업체들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1 관계자는 "가격 결정에 기준이 되는 LPG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고 지난달에도 가격 동결을 결정했기 때문에 10월 공급가 인상은 불가피할 측면이 컸다"면서 "SK가스가 가격 동결을 결정한 이상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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