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해피투게더3’는 지난 6월 방송에서 “이 사람한테 뭍어 가는 느낌”이라는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함께 팔리거나 섞이다’라는 의미의 ‘묻다’를 ‘뭍다’로 잘 못 표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송 내내 같은 표현이 4~5번 가량 등장해 “실수가 아니라 정말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우리말 전도사’를 표방하는 KBS 2TV ‘상상더하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해당 방송은 자막에서 “오랜만에”를 “오랫만에”로 “허구한 날”을 “허구헌 날”로 표기하는 등 일상에서 흔히 잘 못쓰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밖에도 “겉잡을 수 없는 횡설수설”은 “걷잡을 수 없는 횡설수설”로 “저 친군 좀 있다 되겠다”는 “저 친군 좀 이따 되겠다”, “누가 드실런지”는 “누가 드실는지”로 각각 바꿔 써야 한다.
또 ‘무한도전’의 “참 병맛(이상한) 진행", “아 씨 퐈이야”, “넌 배신깔 놈이야” 등의 은어적 표현 및 인신공격성 발언, ‘패밀리가 떴다’에서 등장한 '꼬~옥', '아부 작렬', '오늘 식재료 대박인듯', ‘허걱', '빠직' 등의 인터넷 채팅용어 등도 방송 자막에서 볼 수 있는 언어파괴의 대표적 예다.
예능에서 자막은 주로 다양한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설하는 역할을 한다. 연출자와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한 재치 있는 문구로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준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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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경향이 너무 심화돼 은어나 채팅용어, 외국어 혼용, 맞춤법에 어긋난 문장이 자막에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자막은 부지불식간에 속어 사용을 확산해 바른 언어 사용을 가로 막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