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전도 흥행 실패하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9.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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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매각이 효성의 단독 참여로 흥행에 실패한 가운데 산업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대우건설 등의 인수전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오는 29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업계에선 국내외 6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국내보다 미국계 사모펀드 등 해외 쪽에서 대우건설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매각 흥행은= 산은은 이번 하이닉스 매각과 대우건설 (3,810원 ▲90 +2.42%) 매각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경기부침이 심하고 막대한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반도체 사업과 건설업종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 산은은 인수 후에도 현금 투자가 계속 이뤄져야할 하이닉스 인수에는 대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대우건설은 국내 업체들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최정상급 건설사라는 타이틀과 국내 및 해외 등 사업구조가 잘 짜여져서다.

문제는 4조원이 넘는 가격이다. 금호가 대우건설을 매물로 내놓을 당시만 해도 국내 대기업들이 관심을 표명, 흥행이 예상됐다. 하지만 매각 관련 일정이 진행되자 업계에서 인수기업으로 거론되던 국내 기업들은 하나 둘 "관심 없다"고 표명했다. 이들 기업은 자본조달 문제 때문에 전면에 나서는 것을 포기했다.

지난 22일 마감된 하이닉스 (235,500원 ▼1,000 -0.42%) 투자의향서 접수 결과에서도 이런 현상은 나타났다. 이날 접수에선 채권단이 기대했던 '톱10' 안팎의 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효성은 인수의향서를 낸 후 곤욕을 치렀다. 인수 후 건전성에 대한 문제로 23일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효성의 주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 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전에 국내 사모펀드 한곳이 관심을 가졌다가 자금 부담으로 접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대우건설 인수전도 국내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하면 그만큼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전은 미국 엔지니어링업체와 글로벌 사모펀드와 같은 일부 외국계 투자회사들의 각축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기업 벡텔,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 유럽계 사모펀드 퍼미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국부펀드와 일본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등 대형 물건도 대기 중=대우조선해양과 동부메탈도 산은이 추진하고 있는 대형 M&A 물건이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한화와 이행보증금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 4일 법원에선 이 문제와 관련해 첫 조정이 있었다.

산은은 이행보증금 3150억 원 조정과 상관없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다른 대형 매물들이 시장에 이미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부메탈 매각과 관련해 산은은 사모펀드(PEF)를 구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며,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과 관련해 이행보증금 조정과 매각은 별개로 진행 된다"며 "중요한 것은 시장 분위기인데 아직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동부메탈은 현재 최종 매각가격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며 "곧 매각 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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