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벗은 박세흠 전 대우건설 사장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09.23 16:17
글자크기

[부동산X파일]공사수주 압력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 무죄 확정

누명벗은 박세흠 전 대우건설 사장


지난 2003년 위기의 대우건설을 맡아 건설업계 1위로 올려놓았던 박세흠 전 대우건설 사장.

박 전 사장 재임기간동안 대우건설은 최고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며 2003년 12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서 졸업했고 2006년에는 창립 33년 만에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를 차지했다. 재계 1,2위를 다투던 대우그룹시절에도 이루지 못했던 일을 그룹에서 독립한지 6년 만에 해낸 것이다.

그 중심에는 수익위주의 내실경영을 강조하고 최저가 외주구매 등의 경영시스템을 재구축한 박 전 사장이 있었다. '선량한 관리자'로 불렸던 그는 공과 사를 명확히 분리, 원칙대로 일을 처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본인 스스로 원칙주의자임을 강조해왔고 청탁이나 향응 제공에 대해서는 과민반응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거부했다.



명절 때 선물로 온 갈비가 상할 것을 걱정해 이웃에게 갈비를 주고 대신 선물을 제공한 사람에게 그 금액만큼 현금으로 되돌려준 일, 회사가 제공하는 차량도 술 약속이 많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일 등은 잘 알려진 일화다.

그런 그에게 2005년 말 청와대 홍경태 행정관으로부터 S건설이 부산신항만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이 전화가 1976년 건설업계에 입문한 이후 대우건설 사장을 거쳐 대한주택공사 사장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자신의 명예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결국 박 전 사장은 '홍 행정관의 청탁(외압)을 받고 중소 건설업체에게 건설공사 입찰정보를 제공해 다른 건설사들의 입찰행위를 방해했다'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08년 9월16일 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명예 회복을 위해 기나긴 법정다툼을 벌였고 결국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아 올 6월11일자로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전 사장이 사실상 'S건설이 부산신항 공사를 낙찰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지시를 했다거나 최저가낙찰가 변경행위에 공모해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동안 범죄자로 취급받아온 그가 불명예스런 올가미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한 대우건설 중역은 "무죄 확정으로 박 전 사장 본인과 가족은 물론 대우건설도 무고에서 벗어나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