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기 재테크 전략은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9.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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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3일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환전 시점을 놓고 고민하는 이들이 적잖다. 특히 투자자들은 환율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담당자들은 환율 하락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환전 연기 △달러 분할 매수 △국내 증시 투자 등을 제안했다.



◇환전·송금은 천천히=대부분의 PB들은 환전 및 달러 송금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환율이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아 더 지켜보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분당PB센터의 김은정 PB팀장은 "송금을 늦추고 환전도 최대한 미룰 필요가 있다"며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환전을 많이 하지 말고 현지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해 결제를 늦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권했다.



국민은행 압구정점PB센터의 신동일 PB팀장은 달러 분할매수를 추천했다. 환율이 하락 추세에 있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환율 하락기인 동시에 변동성이 큰 장세"라며 "실수요자라면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달러를 조금씩 사서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게 매수를 늦추면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병민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 PB팀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환율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1150원선까지 내려가면 달러를 사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외화예금은 글쎄…"=외화예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김요한 하나은행 이촌동 골드클럽 센터장은 "아직 금리 수준도 높지 않고 달러가 떨어지는 추세라 외화예금의 매력이 떨어진다"며 "차라리 원화예금에 가입한 뒤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때 외화예금으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팀장도 "외화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지금 굳이 외화예금에 투자할 필요는 없다"며 "환율이 추가로 떨어지면, 하락할 때마다 조금씩 나눠서 입금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 팀장은 "금리가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환율이 오른다고 가정하면 지금 외화예금은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회전식 정기예금에 분할 입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B 추천 재테크=신 팀장은 환율 하락기에는 국내 증시 투자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국내 주식형펀드, 특히 환매 수수료가 없는 인덱스펀드를 추천했다.

김요한 센터장은 파생결합상품(DLS)을 추천했다. 그는 "DLS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삼기도 해서 환율이 내려가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며 "환율 하락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DLS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DLS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고객은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에 가입하고, 녹아웃(Knock-out) 규정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은정 팀장은 "해외에 투자할 때 선물환 계약을 맺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환율 급등 때문에 선물환 관련 피해가 많았지만, 환율이 내리면 선물환 계약이 빛을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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