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북한 등 신종플루로 수백만명 사망 우려"

워싱턴=뉴시스 2009.09.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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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빈국들에게 신종 플루 백신 비용을 들이지 않을 경우 북한 등 대응력이 열악한 나라에서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유엔은 19일 전염성이 매우 높은 이 질병에 대한 백신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부족한데다, 빈국 내에서의 무정부적 상황과 같은 부패와 정부 기능 미비에 따른 혼란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은 이에 따라 선진국 등 나라들이 앞으로 약 10억 달러 상당의 예산을 투입하지 않을 경우 이들 국가에서 전염병이 크게 확산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보고서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주도로 약 2개월 동안 신종 플루의 영향에 대해 긴급 연구 작업을 벌여 작성한 보고서를 내면서 이같이 경고하고,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이를 각 국에 공식적인 전문으로 전달했다.



WHO는 그러나 세계 각 국들은 현재 경기침체의 상황 속에서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작 나서더라도 필요한 예산의 절반 수준밖에 기여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WHO의 그레고리 하티 국장은 이 보고서에서 선진국 등 부유한 국가에서 긴급히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 세계가 바로 이 질병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선진국과 남미 등지에서 H1N1의 심각한 영향을 지켜봤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아직은 이들 빈국에 신속하게 신종 플루에 대한 대책을 지원할 창구는 열려 있으며, 이 같은 조치가 빨리 이뤄져 질병이 드나드는 창문을 닫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보건과 관련된 분야가 재앙으로 인해 과중하게 부담이 되고 있는 나라들은 후천성면역결핍증과 결핵, 말라리아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실상을 제시하고, 만일 전기 공급이나 물자원이 부족한 나라일 경우에는 신종 플루에 의한 공포는 더욱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47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일단 기초적인 필요조건이 해결되기 어려운 75개 나라를 지칭하면서 대응 능력을 우려했는데, 이 가운데에는 북한과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남미 국가 가운데 쿠바와 볼리비아를 비롯한 6개 국, 아프리카에서 콩고, 에리트리아 등 40개 국가를 열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국에서 생산하는 백신의 10%를 이들 국가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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