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부펀드, 대우건설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9.2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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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O 방한·관계자 접촉… 외국계PEF 통해 3~4곳 참여

대우건설 (3,720원 ▲70 +1.92%) 인수전에 중동 국부펀드들이 대거 참여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리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의 국부펀드 3~4곳 이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와 손잡고 인수를 타진 중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의 중동계 국부펀드의 총투자책임자(CIO)가 지난주 한국을 방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 등 대우건설 매각 주체과 인수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PEF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한 목적은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앞두고 인수 조건과 관련한 사항을 사전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이 국부펀드는 미국계 사모펀드에 자금을 투자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로, 잠재 후보군의 동향과 인수가격에 대한 정보 수집에 주력했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투자제안서 발송을 시작으로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최소 세 곳 이상의 중동계 국부펀드가 뛰어들어, 인수전 경쟁이 예상보다 치열해 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PEF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인수 주체로서 상당히 강한 인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들 간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입찰가격 수준을 가늠키 어려워졌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초 대우건설 매각가는 현 주가 수준인 1만4000원선 초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 30% 할증한 1만8000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중동 국부펀드의 가세로 인해 입찰 참여를 계획 중인 이들은 최근 들어 입찰가격으로 주당 2만원 이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PEF의 한 관계자는 "2만원대 초반 가격이 국내 기업에는 비싼 가격일지 모르지만 중동 국부펀드에는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다"면서 "그들은 대우건설이 자신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계 건설사와 경쟁관계가 아니었다는 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발주규모 중 외주로 줬던 일부를 대우건설을 통해 자체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지역에서 수주가 증가하게 되면 자연히 주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대우건설을 인수해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체로 중동 국부펀드가 가장 적당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20개 이상의 회사들이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와 비밀유지동의서(CA)를 맺었으며 외국계 PEF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블랙스톤과 오크트리 등 세계적인 PEF들도 인수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실질적인 인수 가능 후보군은 1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들은 조만간 LOI를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한화 (26,850원 ▲1,200 +4.68%)그룹이 CA를 체결했지만 인수 의사는 없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던 POSCO (363,000원 ▲3,500 +0.97%)도 입찰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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