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년 해외주식 환헤지비율 50%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9.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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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헤지비율 0% 방안은 재논의키로"

논란 끝에 국민연금기금의 해외주식에 대한 2010년 환헤지 비율이 50%로 정해졌다. 중장기적으로 해외 주식을 환헤지하지 않겠다는(헤지 비율 0%) 당초 계획은 보류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7일 오전 '2009년도 제 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환헤지 정책 변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 주식의 목표 환헤지 비율은 올해 70%에서 내년 50%로 낮아진다. 해외채권에 대한 환헤지 비율은 100%가 유지된다. 정해진 원리금을 받기 때문에 100% 헤지가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각 헤지 비율에 대한 허용범위는 해외채권 ±2%포인트, 해외주식 ±10%포인트로 각각 정해졌다.



당초 복지부는 해외주식에 대해 중장기적 헤지 목표인 '전략적 헤지비율'을 제로(0%)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주식은 헤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다만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올해 50%를 시작으로 조금씩 낮춰나갈 계획이었다.

환헤지란 투자 대상 통화의 가치가 하락할 때 생기는 환차손을 막기 위해 현재 시점으로 환율을 고정해 두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해외 투자 자산에 대해서만 고려한다면 환헤지를 하는 것이 손실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주식을 포함한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볼 때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환율변동에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가 역으로 움직인다는 판단에서다.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증시는 하락하고 해외 증시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해외 주식에 환헤지를 해놓을 경우, 해외 증시 상승에 따른 이득을 누리지 못한 채 국내 증시 하락의 영향만 받게 되므로 헤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스란 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환헤지 정책의 목표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전체적인 수익률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외 투자비중이 크지 않다면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안정성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의 해외투자비중(8월 말 현재 7.8%) 수준에서는 헤지 비율이 낮을수록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의 변동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방안은 위원들간 격론이 벌어지며 올해 말 6차 운용위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국내 외환시장이나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엇갈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원화 가치 절상 가능성을 거론하며 높은 헤지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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