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저점 뚫리면? "지지선 1200원"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9.15 16:04
글자크기

환율 하락 자리잡아..속도는 둔화-당국개입 변수

원/달러 환율이 한달만에 1210원대로 내려섰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발생한 지 꼬박 1년이 지나면서 다시 위기를 되새기자는 경각심이 팽배하지만 서울외환시장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15일 환율은 전날보다 6.6원 내린 1218.5원에 마감했다. 연저점 기록이 나왔던 지난달 4일 환율 1218원을 눈앞에 뒀다. 장중 연저점인 1216.4원과는 2원 정도 차이난다. 8일간 미끄럼을 타다가 전날 하루 반짝 상승했지만 곧바로 방향을 틀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글로벌달러가 급격히 반등하거나 글로벌증시가 폭락하지 않는 한 연저점 경신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추세는 이미 환율하락으로 자리를 잡은데다 대외적인 환경도 하락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에서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도 "빠르면 이번주에 120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투자자들에게선 1년전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고 당시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저평가돼 많이 휘둘렸다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연저점이 경신되기만 하면 다음 타깃은 1200원이 될 거라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달러가 약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전제에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달러의 동향에 따라 1200원 부근까지 추가하락 시도는 가능하다"며 "다만 글로벌달러가 제자리를 찾고 당국이 개입여부를 타진하면 1200원에서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의 추가하락속도 측면에선 다소 차이가 있다. 환율이 연저점을 찍자마자 심리적 경계감이 무너지면서 하락폭이 커질 거라는 게 첫번째다. 개입역할을 맡은 당국도 하락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면 눈에 띄는 행보를 할 수 없을 거란 전망이다.


반면 아직 위기감이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 가격에서 충분한 거래가 이뤄진 뒤에야 한단계 내려가는 '단계별하락'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위기 때 경험했던 오버슈팅처럼 심리적인 요인보다는 수급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일정 지지선에서 일정기간 충분히 거래가 된 후에 주변여건이 하락에 우호적이어야 환율이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차장은 "현재는 1220원대에서 충분히 거래가 됐고 증시상승과 달러하락 등 대외환경도 유효하기 때문에 1210원대로 내려갈 수 있었다"며 "심리적인 지지선인 1200원까지 내려간다면 거래량을 동반해 완만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