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관리공단은 지난해 환경부의 의뢰로 2004~2008년 세차례에 걸쳐 약 85만2600마리의 닭과 오리가 묻힌 지역 15곳을 조사한 결과 약 8곳에서 침출수(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오염된 물)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거나 의심된다고 보고했다.
이는 공단이 지난해 12월 환경부에 제출한 'AI발생 주변지역 환경영향 조사결과' 보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환경부는 이 자료를 제출받은지 약 9개월이 지나도록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지역 중 2004,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약 11만1000마리의 닭이 매몰된 천안의 5개 지역에서 침출수가 지하수 및 토양으로 확산된 것으로 추측됐다. 천안지역의 매몰지 5곳 중 3곳은 하천 주변이었고 1곳은 일반대지, 1곳은 구릉지였다.
조사 대상지점 15곳 중 평택 1곳만 제외하고 나머지 14곳의 지하수의 일반세균기준은 먹는물·생활용수 기준치(100CFU/㎖, CFU는 세균측정단위)보다 높았다. 김제의 한 지점의 지하수에서는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1926배인 19만2667CFU/㎖ 검출되기도 했다.
공단은 보고서를 통해 "2004년 매몰지를 비롯한 모든 매몰지에서 현재까지 유기물 분해가 이뤄지고 있어 보다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안정화도 평가가 필요하다"며 "매몰된 가금류 사체의 분해정도, 주변지역 오염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