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매립지 주변지하수, 세균기준치 1900배 초과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9.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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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관리공단, AI 발생 주변지역 환경영향 비공개조사 결과

조류독감(AI) 감염으로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축의 매립지 주변의 지하수 오염도가 심각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관리공단은 지난해 환경부의 의뢰로 2004~2008년 세차례에 걸쳐 약 85만2600마리의 닭과 오리가 묻힌 지역 15곳을 조사한 결과 약 8곳에서 침출수(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오염된 물)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거나 의심된다고 보고했다.

이는 공단이 지난해 12월 환경부에 제출한 'AI발생 주변지역 환경영향 조사결과' 보고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환경부는 이 자료를 제출받은지 약 9개월이 지나도록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공단이 조사를 실시한 곳은 충남 천안 5곳(풍세면 가송리 2개 지역 용정리 2곳, 남관리 1곳) 전북 익산 4곳, 김제 3곳, 정읍 2곳, 경기 평택 1곳 등 총 15곳이다. 전국에 약 1000여곳에 닭·오리가 살처분돼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전체의 약 1% 수준의 표본에 대한 조사만 실시된 셈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지역 중 2004,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약 11만1000마리의 닭이 매몰된 천안의 5개 지역에서 침출수가 지하수 및 토양으로 확산된 것으로 추측됐다. 천안지역의 매몰지 5곳 중 3곳은 하천 주변이었고 1곳은 일반대지, 1곳은 구릉지였다.



2008년 AI 확산당시 약 10만1300마리의 오리가 매몰된 정읍 고부면 관청리 부근 지역(농수로)도 침출수 확산의심지역으로 꼽혔다. 김제 황산면 진흥리(토종닭 9만2000마리 매몰, 농경지)와 남산리(토종닭 2만5000마리 매몰, 농경지)도 의심지역으로 지목됐다.

조사 대상지점 15곳 중 평택 1곳만 제외하고 나머지 14곳의 지하수의 일반세균기준은 먹는물·생활용수 기준치(100CFU/㎖, CFU는 세균측정단위)보다 높았다. 김제의 한 지점의 지하수에서는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1926배인 19만2667CFU/㎖ 검출되기도 했다.

공단은 보고서를 통해 "2004년 매몰지를 비롯한 모든 매몰지에서 현재까지 유기물 분해가 이뤄지고 있어 보다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안정화도 평가가 필요하다"며 "매몰된 가금류 사체의 분해정도, 주변지역 오염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추가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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