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매입, 은행은 줄이고 국민연금 늘리고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9.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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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전분기 1/3 수준..국민연금 등 정부 3.4조 순매입

이 기사는 09월14일(13:3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올해 2분기 들어 국채 등 유가증권을 덜 사고 가계대출을 늘렸다. 채권금리가 연초이후 가파르게 하락(가격 상승)했지만 더 이상을 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운용처를 바꾼 것이다. 특히 국채 매입 규모를 크게 줄였다.



은행이 떠난 자리를 국민연금이 메웠다. 1분기에는 국채를 팔고 회사채 투자에 집중하던 국민연금은 2분기엔 거꾸로 전체 순발행된 국채의 35% 가량을 소화해 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 등 금융회사의 유가증권 매입액은 1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46조6000억원에서 급감했다. 반대로 대출규모는 전분기 4조6000억원에서 22조9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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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순투자는 각각 15조2000억원과 -5조9000억원. 분기중 회사채 순발행이 전분기보다 12조원 가량 줄어든 17조8650억원, 기업어음은 6조716억원 순상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를 크게 줄였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금융회사들은 국채 투자를 적극적으로 줄였다. 2분기 순투자 규모는 5조5600억원으로 전분기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채 순발행 규모가 17조3639억원에서 9조3062억원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해도 금융회사들이 투자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회사들이 국채 투자 비중을 줄인 것은 금리가 더 이상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실제로 시중은행들의 경우 6월말 상품채권운용 계정에 있던 국고채를 대부분 매도해 차익실현을 했다.

한은은 "보험과 연금기금, 증권사 등의 자산운용은 늘었지만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운용규모가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부문의 금융자산운용은 전분기 102조8830억원에서 53조538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융회사의 국고채 투자 감소는 국민연금 등 일반정부 계정이 대신했다. 국민연금 등이 순매입한 국채는 3조3714억원에 달했다. 전분기에는 1836억원 순매도였다. 국민연금 돈이 확장재정정책 재원으로 이용된 것이다. 2분기중 정부의 자금조달 규모는 18조4390억원으로 전분기 29조9390억원보다는 축소됐다.

한편, 금융회사의 자금운용이 줄면서 조달규모도 42조6330억원으로 전분기 95조870억원보다 줄었다.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기관의 조달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콜머니 증가로 규모가 늘었지만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은 국내차입금 상환과 수익증권 순상환 규모가 훨씬 더 컸다.

기업의 금융자산운용 증가는 전분기 34조5580억원에서 9조516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융회사 예치금은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을 통한 운용규모는 축소됐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 운용규모 확대로 19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유가증권의 경우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증권을 줄이고 주식운용규모를 확대했다. 기업들의 자금 과부족규모는 1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조3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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