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론이 시들해지면서 '재·보선=야당 무대'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심위원장인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2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전 대표와 김양수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었지만 당 공헌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박 전 대표를 공천키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이날 결정에는 김 후보의 이 같은 태도가 감안된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3곳의 여론조사 결과에선 김 전 비서실장이 앞선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서실장은 공심위 결정에 반발하며 한나라당 탈당 뒤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강릉에서도 친박계 심재엽 전 의원과 친이(친이명박)계 권선동 전 청와대 비서관이 한나라당 공천을 두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공심위는 이날 회의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했다. 오는 15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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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경기도 안산상록을을 두고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전략공천할 움직임에 대해 김재목 안산상록을 지역 위원장,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3당의 단일후보로 나선 임종인 전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 재보선 야당 불패 공식 깨질까 = 대체로 재·보선은 야당에 유리하고 여당에 불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정권중간심판론이 잘 '먹히기' 때문이다.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4월 재·보선 막판 불출마 선언을 한 것도 야당의 이 같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재보선은 전통적으로 야당에 유리하고 여당에 불리했지만 이번엔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며 "공천심사위가 당선 가능한 사람만 공천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의 자신감 뒤엔 최근 지지율 상승이 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 소장 진수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지난 10일 전국1만539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 지지율이 4주 전보다 7.2% 포인트 올라간 37.2%로 민주당과 13.4%포인트 차이"라고 밝혔다.
진 의원은 특히 "인천 경기 지역도 한나라당 대 민주당 비율이 37.1%대 24.6%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수도권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지난 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46.1%를 기록했다. 미디어법 강행처리 정국에서도 집권여당과 청와대의 지지도가 2달새 10% 이상 오른 셈이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가 직접 4대강 현장을 방문하며 이슈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