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고위험군, 빠른 진료·투약이 관건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9.09.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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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달아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주말 새 3명의 고위험군 신종플루 환자가 사망한 가운데 지금까지 사망한 7명 가운데 6명이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당뇨, 천식 등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12~13일) 3명의 고위험군 환자가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뒤 사망했다.



더구나 이들은 증상이 나타난 뒤 시간이 지나 폐렴 등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기저질환이 더욱 악화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사람과 달리 고령에 기저질환 등이 있다면 신종플루가 치명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건당국은 고위험군은 면역력이 약해 감염 가능성이 높은데다 합병증으로 발전할 확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외국과 달리 국내는 사망자가 65세 이상에 집중되는 계절독감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고위험군은 조속한 진료와 투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3일 사망한 67세 남성(6번째 사망자)과 78세 남성(7번째 사망자) 모두 고령에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었다. 두 사례 모두 해외여행 경력이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다.

67세 남성의 경우 첫 증상이 나타난 뒤 4일 만인 지난달 24일 응급실을 방문해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가 권장되는 타미플루 투약시기를 놓쳤다. 응급실 방문 당시 폐렴 진단을 받았고 급성호흡부전으로 1회 심정지가 오는 등 이미 위중한 상태였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 26일부터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시작됐으나 이미 신부전 등으로 상태가 악화돼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같은 날 사망한 78세 남성 역시 병원은 8일 찾았으나 타미플루는 12일부터 투약됐다. 의료진이 고도 알콜중독에 간경화, 고혈압 등으로 인한 질환 치료에 더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12일 사망한 73세 여성(5번째 사망자)은 미국 여행과 고령, 고혈압 등의 위험요소를 갖고 있었다. 입국 당일인 지난달 23일 발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아 곧장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받았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10일간의 미국 여행 도중에 신종플루 증상이 깊어져 치료시기를 놓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2번째 사망자는 63세 여성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면역저하자였고 3번째는 67세 남성으로 고령에 천식이 있었다. 4번째는 47세 여성으로 나이는 젊었지만 당뇨병과 만성신부전이 있었고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였다.

복지부는 젊은 층에서도 사망사례가 발생하는 외국과 달리 국내는 아직까지는 고령자에 사망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고위험군의 주의를 당부했다.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천식 등 폐질환, 만성심혈관질환, 당뇨, 신장질환, 만성간질환, 암, 면역저하자) △임신부 △59개월 이하 소아 등이다.

권 과장은 "고위험군은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내원해 진료를 받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아야 한다"며 또 "해외여행 및 다중모임 참가 자제, 외출시 마스크 착용 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복지부는 발열과 함께 기침, 가래 등 호흡기증상이 있을 때 투약하도록 한 현장 지침은 유지할 계획이다. 발열만 있다고 타미플루를 투약하는 등 남용은 내성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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