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아파트, 6개월새 1억 오른 사연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9.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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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

↑ 금천구 시흥동 무지개 아파트 ↑ 금천구 시흥동 무지개 아파트


"어휴~ 이쪽 아파트값 엄청 뛰었죠. 올 초에 팔았던 사람들은 배 아파해요." (금천구 시흥동 주민 K씨)

30년 된 금천구 시흥동 무지개아파트 이야기다. 1980년에 입주한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53㎡는 지난 3월 2억원, 6월 2억2000만원에 각각 거래됐지만 최근 2억7500만원에 팔렸다. 6개월 새 7500만원이 올랐다. 3.3㎡당 1700만원이 넘는다. 현재 2억8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금천구 시흥동 e-필수공인중개사무소 이필수 대표는 "나오는 매물도 거의 없고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며 "추격매수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 들어가기엔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금천구심 도시개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속속 사들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초 금천구 시흥동 113번지 일대 68만7025㎡의 금천구심 도시개발구역에 대한 주민공람이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금천구 금나래아트홀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는 주민들과 투자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 금천구 시흥동 무지개, 필승 아파트 전경 ↑ 금천구 시흥동 무지개, 필승 아파트 전경
금천구청이 제시한 개발계획에 따르면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일대에는 오는 2015년까지 아파트 7500가구와 복합업무시설이 지어질 예정이다. 이곳은 대한전선, 기아자동차, 까르푸 부지 등 준공업지역과 제3종일반주거지역, 일반상업지역이 섞여있다.



구심개발이 진행되면 무지개, 목련, 남서울건영 등 이 일대 아파트가 모두 헐리고 상업업무복합지역으로 개발된다. 준공된 지 얼마 안된 베르빌, 산호시티빌 등은 제외된다.

대신 이전되는 공군부대 북쪽은 주거복합지역으로 개발되고 독산역 일대에 보금자리주택 2000가구가 지어질 계획이다. 이랜드아파트 주변은 녹지공원과 학교가 들어선다. 정진국 금천구 도시관리과 주임은 "연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후 내년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발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이 지역 아파트값은 급등세다.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금천 일대는 한때 투기꾼들이 아파트 가격을 부풀려 거품을 만드는 '폭탄돌리기'가 성행,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부동산 사이트에는 이미 금천구심개발에 대한 과대광고와 홍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금천구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지난해부터 계획만 발표하고 소문만 무성해 투기꾼들만 불러 모으는 꼴"며 "실행이 돼야 실감이 날 텐데 언제 다 개발되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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