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책, 예측가능한 시장환경 제시해야"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9.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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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등 16개기업, 李대통령 등 정부에 정책제안 서한 발송

KT를 비롯한 국내 16개 기업들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환영하며 구체적 정책수단을 제시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정부에 전달한다.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는 14일 영국 외무성의 기금을 지원받아 이 단체가 운영하는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의 국내 기업 대표들이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이명박 대통령과 김형국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비즈니스포럼에는 KT (40,800원 ▲1,050 +2.64%) 대림산업 (44,050원 ▲50 +0.11%) 대신증권 (16,360원 ▲10 +0.06%) 리바트 (7,990원 ▲50 +0.63%) 비씨카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신성홀딩스 (1,648원 ▼15 -0.90%) 웅진그룹 유한킴벌리 케이웨더 코오롱베니트 풀무원 (10,630원 0.00%) 필립스전자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1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럼은 서한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가장 근본적 수단인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환영하고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국내 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촉구하며 △산업계 등 사회 각 부문이 국가감축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 정책수단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예측가능한 시장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산업계의 감축노력이 녹색기술의 성장동력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저탄소 기술 및 상품에 대한 정부 지원책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신재생에너지의 보급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대안을 기대한다"며 "이러한 노력들이 보다 힘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론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후변화센터는 이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을 초청, 강연을 열고 기후변화 사업관련 정보를 국내 기업 임원들과 공유해왔다.


센터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기업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있다"며 "비즈니스 포럼 회원들과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한국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에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이 이명박 대통령과 녹색성장위원회에 보내는 서한 전문.



친애하는 이명박 대통령님, 김형국 녹색성장위원장님 귀하

대한민국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정부와 녹색성장위원회에 경의를 표합니다. 저희는 지구를 위한 비즈니스 리더들의 모임인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의 회원으로서 녹색성장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타개할 21세기 경제발전의 신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과학적 검증을 통해 그 심각성이 충분히 인지되었으며 전 인류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입니다. 또한 단순히 환경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지구적 사회·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산업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고 이를 기회로 전환하는 적극적 노력 및 책임 있는 자세를 위한 의지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의 적극적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수단입니다. 따라서 지난 8월 정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위한 시나리오를 발표한 것은 대한민국이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리라는 점에서 환영의 뜻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은 에너지다소비의 제조업 비중이 큰 국가인 만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산업계를 포함하여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에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의 회원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정부와 녹색성장위원회에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국내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현명한 외교적 노력을 기대합니다.
기후변화대응은 전 지구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균형 있는 대처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기후변화에 대응을 위한 적정한 기여를 해야 하며, 동시에 에너지다소비 제조업중심의 산업계를 경쟁력 있게 유지해야 합니다. 이에 정부는 적절한 외교적 노력 및 산업정책을 통하여 쉽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을 국민과 산업계에 제시해주기를 기대합니다.



2. 산업계를 포함한 사회 각 부문이 국가감축목표에 적극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수단 및 노력배분의 원칙을 기대합니다.
금번 국가감축목표 발표에는 부문별 노력배분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인 논의의 진전이 어렵습니다. 아직은 누구의 책임도 아닌 상태입니다. 정부는 감축잠재량 분석결과와 동시에 사회적 형평성 등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각 경제주체의 책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를 통하여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공공부문 간의 적정한 역할분담과 이에 따른 책임 있는 행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3.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수단 제시를 통하여 예측 가능한 시장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산업계의 국가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입체적인 정부정책 초안이 제시되고 있지 못합니다. 정책수단의 논의와 구체화는 산업계의 감축노력을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를 통하여 산업계의 합리적 노력배분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 도출될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 기후변화대응에 보다 적극적인 주체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4. 산업계의 감축노력이 녹색기술의 성장동력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저탄소 기술 및 상품에 대한 정부 지원책을 기대합니다.
감축목표의 달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프라와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저탄소 기술 및 상품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저탄소 기술과 상품의 신속한 확산과 새로운 기술개발의 효과적 수단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하여 산업계의 자발적인 감축활동을 장려·지원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5.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신재생 에너지의 보급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대안을 기대합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증대시키는 것은 녹색성장의 핵심입니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실천의지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정책에 있어 ‘발전차액지원제도’에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로의 전환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을 기대합니다.

6. 정부는 이러한 노력들이 보다 힘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사회적 공론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감축노력은 기본적으로 국가체질을 개혁해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과업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산업계를 포함하여 모든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성숙한 리더십이 요구되며 목표의 설정뿐 아니라 대화를 통한 공론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온실가스의 감축은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인 대한민국 산업계가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에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지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녹색경영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제언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지원하고 더욱 육성하기 위한 촉매가 될 것입니다.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의 제언들이 대한민국을 녹색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한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09년 9월 14일
기후변화 비즈니스 포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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