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3 불티' 르노삼성, 공장 증설 고민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9.1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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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공장 건설 위한 토지와 자금은 충분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올 들어 현대·기아차에 이어 내수 판매 3위를 달리고 있는 르노삼성차가 고민에 빠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출시 두 달 만에 1만 대 이상이 판매돼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르노삼성의 '뉴 SM3'가 출고 지연으로 인해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뉴 SM3'는 현재 2만 대 가까운 출고 대기차가 남아있으며 지금 계약해도 차를 받기까지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월 생산 규모는 최대 2만 여대 수준으로 'SM5'를 비롯한 다른 4개 모델을 한 개 라인에서 혼류생산하기 때문에 무작정 'SM3'의 생산만을 늘릴 수는 없는 입장이다.



여기에 올해 말 출시예정인 '뉴SM5'의 생산까지 고려하면 생산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은 이미 지난 5월부터 평일 잔업을 시작했으며 6월부터는 주말특근까지 하면서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10만1981대 수출8만5966대 등 총 18만7947대 판매했으며 경기침체로 수출이 급감한 올 들어서는 지난 8월까지 내수 7만7994대, 수출 2만8977대 등 총 10만6971대의 실적을 올렸다.

세계 경기 침체로 상반기 수출이 급감하지만 않았다면 올해 20만 대 이상 판매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신규공장 건설 추진여부가 회사 안팎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2005년 전임 제롬스톨 사장 시절 현재 부산공장 옆에 연간 24만 대 규모의 부산2공장 건립계획을 마련했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해 2010년까지 5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해 연간 25만 대 이상을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08년 3월 장 마리 위르띠제 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공장 증설 계획은 모두 보류됐다.

자금과 토지 등 신규 공장 건설과 관련된 조건만 놓고 보면 르노삼성의 제2공장 추진은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현재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대지는 167만㎡(50만평)에 달하지만 사용하는 면적은 7개 공장에 43만㎡(13만2000평), 전체 대지의 26%만 사용하고 있다. 부산공장과 같은 규모의 공장을 짓기에 여유부지는 충분한 셈이다.

또 2000년9월 회사 출범이후 2002년 1661억 흑자를 시작으로 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 누적순익만 9000억이 넘고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도 7124억에 달할 정도로 자금력도 풍부하다.

오는 11월 완공예정인 기아차 조지아 공장(30만대 규모)의 건설비용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22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재무부담도 크지 않다.

그러나 르노삼성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고위 관계자는 "전임 사장 시절 신규 공장 건설과 같은 중장기 계획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경기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생산능력만 늘리는 것은 재무적인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잔업과 특근 및 기존 설비 보수만으로도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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