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11일(16:0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대형 건설업체의 신용등급 상향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상향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GS건설 (19,160원 ▲80 +0.42%)·롯데건설 등이다.
그러나 이름이 거론되는 대형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동반 상향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직 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고 펀더멘털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이르면 다음주 초 한 단계(notch) 상향될 전망이다. 일부 신평사는 현대건설의 재무상태와 수주현황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하고 등급 발표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 한 노치가 상향 조정될 경우 포스코건설에 이어 AA급으로 격상된다.
현대건설의 등급 재평가가 이뤄진 데는 해외공사 부문의 수익구조 개선이 한 몫 했다. 국내 부동산경기가 침체해 있는 동안 현대건설은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영업이익과 현금순이익 규모를 키웠다. 주택 부문 매출 비중이 20%대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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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말 기준 현대건설의 총차입금은 1조2890억원. 차입규모는 여전히 과한 편이지만 지난해 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현대건설의 순차입금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잔액을 합한 규모도 자기자본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7년 2000억원에 불과하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지난해에는 7800억원을 기록해 네 배 가까이 좋아졌다. 올 상반기 현대건설의 NCF는 약 8050억원. 잉여현금흐름(FCF)도 올 들어 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박상근 현대증권 채권분석팀 연구위원은 "현대건설은 재무적인 지표보다 매출의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수주 상황과 진행 중인 공사현장을 봤을 때 향후 좋아질 여지가 더 큰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GS건설·롯데건설, 올릴까 말까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상향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차입규모가 축소되지 않는 데다 현금흐름 개선이 더뎌 현대건설에 비해 등급 조정에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GS건설(A+)은 지난해 말에 등급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2005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됐지만 최근 LG그룹이 전반적으로 투자확장 기조를 보이고 있어 일정 부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GS건설의 경우 PF 관련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태다. 현재 GS건설과 동일한 3년 만기 A+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5.86%(KIS채권평가·10일 기준)다. GS건설 회사채의 수익률은 8.07%. 자기등급 보다 221bp(0.01%포인트=1bp)가 높은 셈이다. 업종 리스크를 감안한다고 해도 금리 격차가 크다.
주택사업 관련 매출채권이 증가하면서 2005년 이후 영업자산의 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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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말 롯데건설의 총차입금은 1조7500억원. 게다가 분양이 부진한 지방사업장 완공이 올 하반기부터 2010년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롯데건설의 운전자금 부담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대형 건설사의 미분양과 유동성 리스크가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업종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등급을 상향하는 건 미래에 대한 기대를 너무 앞서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이 다른 A급 건설사와 차별화돼 보이는 건 여타 건설사의 사업적·재무적 상태가 개선되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현대건설의 등급을 AA급으로 상향하는 게 아니라 다른 A급 건설사의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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