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CMA 어떻게 가능한가 했더니···

더벨 김동희 기자 2009.09.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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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단 건설사 채권 등 고위험 자산 투자···환매시 유동성 위험 등 노출

이 기사는 09월09일(16:5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리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일부 증권사와 종금사는 5%대에 달하는 고금리를 제시하고 있어 어떻게 그런 높은 금리를 줄 수 있는지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모 그룹계열 금융사의 경우 5.1%의 CMA 판매에 나서자 그룹 자금사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았다.



5.1% 수익률이면 10년짜리 국고채 금리(5.35%)와 맞먹는 수준. 금융위기 여파로 단기금리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인 걸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고금리다.

증권사들은 도대체 어떻게 CMA 자금을 굴리기에 5%대 수익률이 가능할까. 비결은 단순했다. 고위험-고수익 자산을 대거 편입하는 것이었다.



일부 증권사는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위험도가 높은 투자자산을 편입해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용등급 'BBB'급 건설사 채권의 수익률은 7.2~9%까지로 매우 높은 상황이다.

CMA가 수시입출금 성격을 지닌 만큼 운용자산을 모두 1년짜리로 채울 수는 없겠지만 상당부분 고위험 투자자산을 편입해 수익률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주단에 가입한 건설사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는 더 높은 수익률을 쉽게 얻는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는 대주단 건설사 채권의 상환을 1년간 유예하고 있는데 보통 3개월씩 만기를 연장하면서 15%이상의 고금리를 받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 채권을 직접 CMA자산에 넣거나 건설사 부도위험을 피하기 위해 RP(환매조건부채권)로 돌린 후 운용자산에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주단 건설사 채권을 만기 연장해주면서 16%의 금리를 받고 3개월씩 연장해주는 자산이 꽤 된다"며 "건설사가 망하더라도 증권사만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RP(환매조건부채권)형 펀드 형식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은행채 등에 투자한 뒤 이 은행채를 담보로 다시 자금을 차입해 다시 은행채를 추가로 매입, 두 배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회사채 등 신용도가 낮은 자산이나 RP형펀드 운용방식으로 투자하면 5%수익률은 쉽게 맞출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산운용은 자칫 증권사에 큰 손실을 안기거나 금융시장을 교란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도도 낮고 시장에서 쉽게 처분하기도 회사채를 샀다가 CMA환매가 몰릴 경우, 제 때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면 증권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건설사 채권도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증권사는 투자채권에 대한 손실 부담을 책임 질 수밖에 없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구성이 고위험 자산으로 되어있다면 CMA환매시 유동성 문제가 생길수 밖에 없다"며 "은행채를 투자한다고 해도 1년 뒤에 매물이 쏟아질 수밖에 없어 더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5%이상 고금리 CMA를 출시한 금융회사는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종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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