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의혹·의혹… '정운찬 흔들기' 본격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9.09.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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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병역·공무원법 위반 등 의혹 줄줄이 제기… 21·22일 청문회

야권의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흔들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일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논문 공격으로 포문을 연 야권의 공세는 병역 의혹, 공무원법 위반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논문·병역 등 쏟아지는 의혹=오는 21과 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및 자격요건에 관련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학계 출신 인사들의 청문회 '단골메뉴'인 논문이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가 20년 동안 논문을 한편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논란 와중에 정 후보자의 논문 이중게재 의혹이 불거졌다.



정 후보자는 지난 1998년에 게재한 'IMF와 한국경제'라는 논문을 이후 세 곳의 학술대회에서 인용 없이 발표해 이중게재 의혹을 받았다.

또 2000년 발표한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효율성'이라는 논문을 2001년 영어로 옮겨 다른 영자 학술지에 싣고도 별도의 자료 출처를 밝히지 않아 역시 이중게재 의혹을 샀다.

논문 논란이 해결되기도 전에 병역 및 공무원법 위반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도 잇따라 제기됐다.


청와대가 9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서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대학 1학년이던 1966년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이후 68년 '부선망 독자'라는 이유로 한 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한 후 70년 재검을 받고, 7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컬럼비아 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던 1977년 고령(31세)을 이유로 징집면제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자가 병역의무를 지연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신검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 후보자가 서울대 재직시절 인터넷 도서판매업체 '예스24' 고문을 겸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퇴임 후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7년 11월 1일부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달 4일까지 ‘예스24’ 고문을 겸직했지만 서울대 측에 확인한 결과 규정에 있는 겸직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최 의원은 "정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로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고,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는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금까지 밝혀진 소득세 탈루 등의 사실만 가지고도 총리로서의 도덕성을 상실했다"며 "과거 같으면 이런 일이 있으면 인준이 안 됐고, 이 정도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제2 천성관' 노리는 野, '한방' 있나=정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아직은 후보자 '흔들기'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한 정부 관계자는 "논문이나 병역 문제 등은 매번 등장하는 단골메뉴"라며 "보통 자녀들의 병역문제가 재산 문제가 도마에 오르는데 정 후보자는 재산 문제가 별로 없고, 자녀도 어리기 때문에 본인의 병역이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논문이나 병역 문제 등은 법적으로 크게 문제될 만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만으로 '낙마'가능성 등을 논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까지 발족하며 '칼을 갈고'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야권이 이미 쉽게 처리해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기 때문에 크든 작든 의혹거리가 생기면 꾸준히 흔들 것"이라며 "예상을 깨는 '한방'이 나온다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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