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재규어 'XJR'...감동 그 자체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9.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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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IFE]전통적 중후함에 눈부신 가속력 "가장 재규어다운 차"

살아 있는 재규어를 실제 올라타 달린다면 이런 느낌일까. 낮게 깔려 부드럽게 뻗어나가면서도 특유의 '갸르릉'하는 울음소리가 운전자를 기분 좋게 자극한다.

재규어 'XJR'은 최고급 세단 'XJ'의 고성능 모델로 세단의 중후한 세련미와 스포츠카의 폭발적 힘을 동시에 갖췄다. 스포츠세단 'XF'의 고성능 버전 'XFR'이 재규어 전 모델 최고 속도를 자랑할 만큼 주행본능에 충실하다면 'XJR'은 '재규어다움'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설립자 윌리엄 라이온스가 1945년 지은 브랜드명 '재규어'는 말 그대로 정글의 맹수 재규어에서 따 왔다. 회사명부터 로고, 엠블럼까지 모두 한 동물을 적용하는 유일한 브랜드다. 보닛 앞에 재규어가 뛰어 오르는 모습의 '리퍼'가 달려 한 눈에 브랜드를 알아 볼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승기]재규어 'XJR'...감동 그 자체


차 자체도 재규어를 닮았다. 재규어의 눈과 몸매는 헤드램프와 보닛의 곡선에서 재현됐다. 'XJR'은 후면 범퍼에 'R' 배지를 달고 20인치 크레모나 휠, 'R'로고가 장식된 기어 손잡이, 전용 가죽시트 등으로 차별화했다.

시동을 걸면 저음이면서도 날카로운 엔진 음이 울려 퍼진다. 시동은 최고급 모델에 어울리지 않게 직접 키를 꽂아 돌리는 방식이지만 고풍스런 멋도 느껴진다.



출발하자 스르르 미끄러져 나가는가 싶더니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도로에 한껏 밀착된 기분으로 쏜살같이 치고 나간다. 전장이 5091mm로 길쭉하지만 초경량 100% 알루미늄 바디와 수퍼차저 엔진 덕에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5.3초에 불과하다.

4.2리터 8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6100rpm), 최대토크 55.3kg.m(3500rpm)의 성능을 갖췄다. 특히 2000rpm에서도 최대토크의 80% 이상을 발휘해 응답성이 어느 영역에서나 뛰어났다.

도로사정상 시속 210km 부근에서 멈춰야했지만 안전 최고속도인 250km/h에 단숨에 도달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처럼 힘과 가속력이 충분했다.
[시승기]재규어 'XJR'...감동 그 자체
코너링과 제동도 인상 깊었다. 초고속 주행 중에도 'XJR' 만큼 급정거시 안정감을 줬던 모델은 거의 없었다. 'XJR'에는 고성능 'R 브레이크 시스템', 급제동시 임의로 페달의 압력을 높여주는 'EBA' 장치 등이 추가됐다. 휠 스핀을 방지해 코너 안정성을 높여주는 'DSC'도 장착됐다.


이밖에 이중접합유리가 외부소음을 차단한 가운데 320W 출력에 12개 스피커를 갖춘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음악을 내뿜으면 운전자는 '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뒷좌석 승객을 위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모니터도 2개가 달려 최고급 모델의 품격을 지켰다.

다만 스마트키 시스템, 후방카메라 등 고급 모델에 기본 적용되는 편의 기능이 없는 게 더러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가격은 동급 벤츠, BMW 모델보다 저렴해 또 다른 특색 있는 명품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어울린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7.4km, 판매가는 1억3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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