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적립할까? 펀드할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9.09.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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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당 1000달러 시대의 금테크

금, 적립할까? 펀드할까?


"금이냐, 정부냐. 나는 금에 한표를 던지라고 권한다."

아일랜드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금 예찬론이다. 금의 가치는 위기일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최근 달러 약세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면서 다시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드디어 '1000달러'의 벽도 뚫렸다. 지난 9월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12월물 가격은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에 있어 강력한 저항선인 온스당 1000달러의 돌파로 당분간 금 가격의 고공행진이 전망 된다"고 했다.

9월 들어 연일 치솟고 있는 금값, 과연 어디까지 오를까. 지금이라도 금 투자, 괜찮을까?



◆약달러, 인플레이션, 주춤한 주가 "금, 빛나게 해"

최근 금값이 뛰는 주요인으로 전문가들은 3대 요인을 꼽는다. 약(弱)달러 기조와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근래 들어 지지부진한 '주가'이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최근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의 대체수단인 금이 뜨고 있다"면서 "아직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어려워 당분간은 금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더불어 지지부진한 주가로 투심이 금 등 원자재로 쏠리는 것도 금값 랠리를 부추기는 요인. 최령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대리는 "출구 전략이 예상보다 뒤로 밀리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커지는 데다 근래 지지부진한 주가로 인해 금이 다시 투자대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예상하는 올해 금값 최고치는 온스당 1200달러선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인도의 10월 힌두교 최대 축제로 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등 국제적 수요 증가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금테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금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점을 주목해 분산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최령매 대리는 "최근 금값은 하루 이틀새 40~50달러가 오를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이러한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금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한꺼번에 크게 투자하기보다는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걸 재테크팀장은 "인플레를 대비하고 자산의 분산 효과를 위해 전체 자산의 10% 이하에서 금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유망한 금 투자 상품은

그럼, 금 투자 상품으로 가장 유망한 것은?

금 실물을 직접 사서 보관할 것이 아니라면, 금통장(골드뱅킹)을 만들거나 금 관련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우선 금 통장부터 살펴보자. 금 통장은 현금을 내면 시세에 해당하는 양만큼 금을 적립하거나 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 금 적립통장은 현재 신한은행(골드리슈 금 적립통장, 키즈앤틴즈 금 적립통장)과 기업은행(윈 클래스 골드뱅킹)이 판매하고 있다.

돈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금을 사고팔기를 원한다면 '금 수시입출금 통장'을 눈여겨보자. 국민은행(KB골드투자통장)과 신한은행(골드리슈 골드테크)에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금 통장의 수익률은 눈이 부실 정도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 금값 하락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다시 급반등하고 있는 것.



신한은행의 금 계좌인 '골드리슈'가 최근 1개월간 거둔 수익률은 5.08%. 이를 연 환산하면 무려 61%에 달한다(9월7일 기준). 최근 1년간 수익률도 34.25%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은행 금 적립계좌의 연간수익률도 지난해 8월 대비 30% 정도 껑충 뛰었다.

이와 같은 금 통장 거래는 비과세 대상일 뿐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돼 '세테크' 효과가 있는 것이 강점. 소액(1만원 혹은 1g 이상) 적립도 가능하다. 그러나 금값 상승에 따른 수익 외에는 따로 (현금 통장처럼) 이자가 붙지 않고,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란 점은 유의해야 한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관련 펀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월2일 기준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UH)(S)'와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3.44%와 3.39%. 같은 기간 원자재펀드 평균 수익률은 0.83%로, 금펀드의 수익률이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금펀드에 투자할 때는 단지 수익률만 보고 투자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골드'가 들어간다고 해서 다 비슷한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정걸 팀장은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고, 금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 등도 있다"면서 "특히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 금 가격과 함께 기업의 주식도 수익률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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