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SC저축銀·캐피탈 '내부거래' 조사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09.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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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 계열인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조사중이다.

SC저축은행은 SC캐피탈의 대출채권을 고가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우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SC금융지주가 개입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의 개인 신용대출 채권 거래내역을 조사했다. SC캐피탈은 수신 기반이 없어 보유채권을 매각해 영업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SC저축은행에 300억원 규모의 신용대출 채권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금감원은 SC저축은행이 매입한 채권가격이 공정가보다 높고 인수 후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63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SC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1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가 된 채권은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이 동일하게 취급한 신용대출로, 평균 이자율과 원가율은 각각 31.6%, 23.51%다. 통상 채권을 인수할 때는 금리차(8.09%포인트) 프리미엄을 지급하는데 SC저축은행은 이보다 높은 12.44%포인트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대손율 산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손율이 높으면 채권매입 비용이 줄어든다. SC저축은행은 그러나 대손율이 낮은 채권(취급 후 평균3개월)을 기준으로 전체 대손율을 계산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SC저축은행은 SC캐피탈의 채권 대손율을 11.47%로 산정했으나 인수 후 대손율이 23.25%로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SC저축은행이 채권을 매입한 지난해 하반기에는 금융위기가 확산돼 다른 금융기관의 경우 가급적 대손율을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SC저축은행의 채권 매입은 통상적인 형태와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SC저축은행은 채권 매입과 관련해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SC그룹 아시아지역본부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SC금융지주 고위층도 조사했다.


한편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은 SC금융지주가 각각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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