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外人, 무슨 생각하고 있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9.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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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매수 재개돼야 박스권 탈피...당분간 종목별 대응

미국과 중국 증시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의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종가 기준으로 1600선을 돌파한 지난달 24일 이후 2주째 1600선을 중심으로 위아래 움직임은 20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하루 걸러 하루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증시에서는 다시 박스권 장세라는 표현들이 나오고 있다.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은 외국인들의 움직임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를 단숨에 200포인트 가량 끌어올렸던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줄이면서 지수 탄력이 크게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뭘 보고 있는가= 결국 외국인들을 분석해야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은 7월 5조9000억원, 8월 4조원을 순매수했지만 9월 들어 3500억원 순매도 중이다. 게다가 그동안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IT와 자동차를 다시 내다 팔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증시 전문가들도 외국인들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 시장에 대한 기조적인 매도로 돌아섰다고 보는 시각은 없다. 다만 급등에 따라 가격 부담은 느끼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외국인들의 스탠스를 결정하는 것은 유동성 지속 여부와 유동성의 성향, 즉 위험선호도"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정확히 저점에서 매수를 시작한 외국인들은 조달금리가 낮은 달러를 캐리해 국내 증시에 매수 공세를 펼쳤던 만큼 유동성 효과의 지속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경수 연구원은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9월 FOMC를 전후로 수급적인 변동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8월과 마찬가지로 FOMC를 통해 양적완화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후 시장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IT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와 관련 대만과의 키 맞추기 차원으로 분석했다. 대만은 우리나라처럼 IT의 비중이 절대적인 나라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인들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한 반면 대만 시장에서는 비중을 축소했고 8월 이후 비중 차이가 줄어들더니 9월 들어서는 역전됐다"며 "이는 대만에 비해 한국의 상대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박승영 연구원은 "하지만 이 같은 과정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만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 상대적 저평가 상태가 해소된다면 외국인들은 다시 한국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국채금리와 금값'을 주목하자고 밝혔다. 미국 국채금리는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금값은 안전자산에 대한 시장의 심리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국채금리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전저점까지 내려온 상황이고 금값은 전고점인 온스당 1,000달러에 육박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반등-금값 하향 안정화' 조합이 관찰된다면 외국인의 매수세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지부진 시장 대응법= 시장이 지지부진하면서 종목별로도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조정을 보였던 IT와 자동차가 전일 반등했고 최근 흐름이 좋았던 은행, 통신, 의약 등은 하락했다. 또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한 반면 코스닥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시장 대응이 쉽지 않다.

우리투자증권은 "지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대응전략은 당분간 지수보다 종목별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거나 지수 숨고르기를 이용한 주도주에 대한 저가 매수시점을 저울질 하는 두가지 전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쿼드러플워칭데이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형주 중에서 종목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도 3~5월의 급등세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코스피 대비 부진했던 코스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IT와 자동차 부품주들에 주목하는 것도 현 시점에서의 생각할 수 있는 투자전략이라고 권고했다.

삼성증권은 "경험 상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대형주가 주춤거릴 경우 개별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 주도주가 쉬어 가는 동안 실적에 근거한 개별 종목 옥석 가리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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