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잠룡' 정몽준, 그의 정치·경제 지향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9.09.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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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식 해법'에 주목…대권 향한 교두보 확보 기회

-'예스맨' 아닌 '파트너' 대표 지향할 것
-시장원리 존중, 정치개혁 강조, 분권형 대통령제 지론, 4대강 사업 찬성

'대선잠룡' 정몽준, 그의 정치·경제 지향은


'대선 잠룡'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사진)이 당 대표로 올라섰다. 정몽준 신임 대표는 이로써 대권 도전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동시에 리더십과 정무·정책 능력을 시험받는 과제를 껴안게 됐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중도실용·친서민 정책'과 '8·15 정치개혁 구상'의 구체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민주당의 거센 도전과 반발 속에서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갈등을 봉합해야 하고 각종 정책의 불협화음을 줄이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대표직 수행을 위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미래형 리더십 제시, 정치·정당혁신 추진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MJ식 해법'을 제시해 당의 각종 현안을 해결할 경우 대권에 보다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당 안팎에서는 이런 점에서 "정몽준 대표가 '예스맨(yes Man)'이 아닌 '파트너'로서의 대표직을 지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정 대표의 정치·경제적 소신과 지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대표의 시장관은 '자유 시장경제 원리의 존중'으로 압축된다. 정 대표 측은 "정 대표는 큰 틀에서 자유시장경제 원리를 강조하고 한미외교 강화가 안보는 물론 경제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끌던 '국민통합21'을 통해 '정몽준 프로그램'을 제시했었다. 이 중 경제정책과 관련해 "성장과 분배의 조화와 필요하며 친재벌도 반재벌도 아닌 공정한 거래와 경쟁이란 게임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 대표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4대강 사업과 직접 관련된 '아름다운 국토가꾸기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대표 측은 "영산강 낙동강 등 현지 주민들이 모두 찬성하고 있는 등 기본적으로 현실정책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일찌기 정치개혁을 주창해 왔고, 대표 취임으로 이를 추진할 기반을 확보했다. 정 대표는 2002년 국민통합21 대통령후보 자격으로 참석한 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정치에서도 최고책임자가 권력을 위임할수록 정치권력이 확대되고 강해진다"며 "우리 정치는 가장 폐쇄적인 독과점 산업으로, 이제 변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인식은 올 4~6월 사이 한나라당에 거세게 불어닥쳤던 '당 쇄신 작업'과 맞물린다. 당시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록 우회적이지만 쇄신작업에 찬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기회 있을 때마다 내놨다.

정몽준 프로그램은 또 분권형 대통령제를 위한 개헌을 요구했었다. 현재 국회 안팎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개헌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맞물린다.



정몽준 프로그램은 이밖에 △교육의 지방자치화 △국가정보원 폐지 △해외정보처 신설 △국세청장 임기제 및 세무조사 발동 투명화 △행정고시 폐지 및 21세기형 공무원 충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의 위상 재정립 등 10개 실천방안을 담았었다.

한편 정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대표 싱크탱크를 목표로 '아산정책연구원'을 설립한데 이어 정책연구소인 '`해밀을 찾는 소망(해찾소)'도 꾸리는 등 정책 및 비전 개발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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