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출구전략과 증시

신성호 우리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 2009.09.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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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출구전략과 증시


최근 언론에서 자주 거론되는 경제이슈 중의 하나가 출구전략이다. 출구전략이란 지난해 발생한 세계적 금융파문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풀어 놓았던 자금의 회수, 낮추어 놓았던 금리의 인상, 세제혜택 축소, 경기부양 규모 축소 등을 뜻한다.

이 같은 점을 거론하는 것은 그간의 경기부양으로 인해 발생 가능성 있는 물가불안, 재정적자 등과 같은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경제정책을 바꾸자는 것이다.



물론 당장 전면적으로 바꾸자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간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부작용을 의식하자는 것 같다. 특히 근간에 주택을 중심으로 한 국내 부동산가격 상승이 서민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고 중국도 은행 대출을 규제하고 있어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는 계속 거론될 듯하다.

이러한 출구전략에 대해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의식하는 것 같다. 실제로 8월 초에는 중국의 대출통제로 인해 중국 주식시장이 받았던 부담을 우리 주식시장도 받았다. 혹시 중국경제가 둔화되거나 우리정책도 전환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분석가들이 출구전략의 부정적 영향을 거론한 점은 투자가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었다.



그러나 아직은 경제가 정상화되지 않았기에 현재 거론되는 출구전략에 대해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해 할 것은 아닌 듯싶다. 통상적 상황이라면 물가안정과 건전재정을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하겠지만, 위기상황에서는 성장과 실업문제를 경제정책의 우선으로 여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에서 정권이 바뀐 것도 국민입장에서 가장 큰 복지로 여기는 경제안정과 고용이 불안해졌기 때문인데,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국가가 성장과 고용문제를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았다. 때문에 경제가 적어도 잠재성장률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경기부양 중심 경제정책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바뀌지 않을 듯하다.

현재 시행하는 경기부양정책 지속 필요성은 국제적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가깝게는 1990년대 일본 경제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일본은 경제가 다소 회복되자 경기부양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는데, 이러한 정책이 199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경제의 답보 내지 침체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대공황이후 미국에서는 1938년 물가문제로 인해 경기부양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1932년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당시 미국경제가 대공황에서 벗어난 것은 이 같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막 바닥을 형성하는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출구전략 시행은 시기적으로 빠른 것 같다. 비유하자면 물 한 모금 먹지 못했던 중환자가 미음을 먹는다고 하여 병을 완치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듯이, 현재 상황에서는 증시에 부담 될 정도의 출구전략은 시행되지 않을 듯싶다.

또 고려할 사안은 우리경제가 다행스럽게 비교적 빠르게 추슬러지고 있는데 반해 대다수 다른 국가의 경제회복은 우리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 미루어보면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선진국들은 아무래도 우리보다 늦게 출구전략을 마련할 것 같다. 이 부문을 거론한 것은 우리 증시가 국내 경제상황 보다 세계경제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만약 출구전략을 택하더라도 상당기간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넉넉할 것 같다는 점이다. 또 이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그간 지연된 소비가 순차적 확대될 것인데, 이러한 점들이 우리 증시를 부양시킬 것 같다.

재차 강조하는 것은 국내적 시각이 아닌 국제적 틀에서 우리 증시를 조망했으면 하는 점이다. 외국인이 그간 우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이유는 이러한 점에 연유한 것 같다. 때문에 여전히 주식보유를 꾸준히 늘렸으면 한다. 특히 주식형펀드에 대한 장기투자는 외국인투자가와 기관중심으로 형성된 현재의 주식시장 상황에서는 적극 고려할 사안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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