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의' 김종창 금감원장에 '수술진' 에이스급 총출동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9.09.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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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1년] (2) '구조조정 칼자루' 다시 쥔 은행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이하 기재단)이란 생소한 이름의 팀이 만들어졌다. 외환위기 시절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른 '구조개혁기획단'이 10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3개월여 만이었다.

팀명에 과거 '개혁' '기획' 등의 용어 대신 '지원' '개선' 등 부드러운 말이 들어갔다. 위기의 원인과 경제여건이 외환위기 때와 크게 달랐던 탓이다. 당시에는 이미 부도가 났거나 사실상 문 닫기 일보 직전의 기업들이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진 기업이 대부분이었다. 과거 구조조정이 '시체'를 처리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환자를 돌봐야 할 때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이런 방침은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 일관되게 유지됐다.

기재단의 면면은 화려했다. 일종의 '살생부'를 만드는 작업인 만큼 모두 에이스급 직원들로 채워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팀장급 이상은 나중에 청문회까지도 갈 수 있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했다"며 비장한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단장은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맡았다.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주문받은 김 원장은 살릴 기업에는 지원을, 가능성 없는 기업은 시장기능에 맡긴다는 원칙을 유지하며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주재성 부원장보(부단장)는 과거 은행감독원 감독기획국 경영관리과장(현 건전경영팀장)을 지냈다. 금감원에 현존하는 은행 건전경영감독의 원류다.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감독 노하우뿐 아니라 합리적 성품을 지녔다. 토론과 경청을 즐기고 논리적 화술까지 겸비했다. 판단력도 빨라 매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었다.

실무를 담당하던 국장들은 추진력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기업 구조조정을 맡은 신응호 기업금융1실 국장은 '독일병정' '불도저' 등으로 묘사된다. 방침이 정해지면 막힘이 없어 구조조정업무의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김진수 기업금융2실장은 중소기업 금융지원과 구조조정을 담당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고, 업무처리도 빈틈이 없을 정도로 꼼꼼하다.


정지원 금융위원회 국장(부단장)은 기업구조조정을 총괄했다. 실무는 대부분 기업금융실이 맡았지만 기재단 업무와 관련해 부처간 협의를 원활히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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