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표 승계 대권행보 순풍될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9.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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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재보선·당내 계파갈등·대야관계 개선 등 가시밭 여정…정치력 증명해야

정몽준 대표 승계 대권행보 순풍될까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시련의 나락이 될 수도 있다. 7일 당대표직을 맡게 된 정몽준 신임 대표(사진) 얘기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에 입당한 지 1년9개월만에 파격적으로 대표최고위원에 '발탁'됐다.

시험시간은 길지 않다. 원외인 박희태 전 대표의 10월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로 넘겨받은 자리다. 원칙대로라고 해도 기껏해야 내년 7월 전당대회까지다. 당내엔 이미 내년 2월 조기전대를 열자는 공감대가 상당 부분 형성돼 있다. 그나마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더 앞당겨 조기 종료될 가능성도 적잖다.



풀어야 할 문제는 만만치 않다. 대체로 가시밭이라는 평이다. 당장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그렇다. 재보선 특성상 여당이 짊어져야 할 '짐'이 더 많다. 야당의 중간심판론에 휘말리면 헤어나기 어렵다. 지난 10년 야당 시절 재보선 연승을 거뒀던 한나라당이기에 이런 점을 더 잘 안다.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사이에서 지지기반이 약한 비주류 대표로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도 숙제다. 박희태 전 대표가 4월 재·보선 참패 뒤에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게 양 진영 사이 완충지대라는 평가 때문이었다. 바꿔 말하면 계파 갈등 문제가 악화될 땐 대표직을 내놔야 할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박근혜 전 대표는 3년 뒤 대권을 향한 경쟁자다. 지금까진 7명의 최고위원 중 1명으로 현안에서 비껴 있을 수 있었지만 당 대표로 나선 이상 대권주자로서 정치력을 증명해야 한다. '여당 내 야당' 친박계의 견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밖으로 눈을 돌려도 문제가 쉽지 않다. 미디어법 처리 문제로 악화된 야당과의 관계 복원이 우선과제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중진의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여야라는 구별보다 동료의원이라는 공통점이 더 중요하다"며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현대중공업 대주주 이미지를 어떻게 탈색시킬 것인지도 고민할 부분이다. 지난해 전대에서도 '버스값 논쟁'이 발목을 잡았다. 재벌 이미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서민 행보와도 배치된다.


정 대표 측도 만만찮다는 것을 부인하진 않는 분위기다. 한 측근은 "어차피 차기 대권경쟁에 뛰어들려면 승부를 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대표가 명예이사장을 맡고 있는 '아산정책연구원'과 정책연구소 '해밀을 찾는 소망'은 최근 물밑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동안 성공적인 당 운영을 위해 싱크탱크를 가동, 밑그림을 그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오는 8일 오전 10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당 운영 방안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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