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왜 광고를 하지 않을까

박병천 브레인컴퍼니 대표 2009.09.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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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천의 브랜드성공학]인지도보다 선호도에 집중해야

스타벅스는 왜 광고를 하지 않을까


'더 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방법이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고대나 혹은 중세와 같은 농경시대에는 "농사를 지을 더 많은 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속 전쟁을 해야 하므로 군사력을 키워야한다"라고 답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엔 "기술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정답이었고, 정보화시대인 오늘날에는 또 다른 답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똑같은 문제라 해도 시간이 바뀌면 답이 달라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배우자상은?', '자동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이런 것의 답도 20년 전과 10년 전, 그리고 지금의 답이 각기 다르다.



마찬가지로 브랜드를 키우는 방법, 이 문제에도 시대성이 요구된다. 오래 전부터 많은 기업이나 경영자들은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은 한결같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중소기업은 브랜드의 중요함이나 필요성을 통감하면서도 도저히 육성할 방법이 없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광고를 해야 하는데 대기업처럼 광고에 투입할 충분한 돈이 없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가진 중소기업 경영자를 만날 때마다 스타벅스 이야기를 하곤 한다. 스타벅스는 아주 짧은 기간에 전 세계시장을 장악한 위대한 브랜드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스타벅스 광고를 본 일이 없다.

아마 광고회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스타벅스일 것이 분명하다. 광고를 하지 않고도 위대한 브랜드로 키울 수 있고, 광고를 하지 않고도 놀라운 마케팅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고약한(?) 사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높이는 일은 브랜드 육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과거를 되돌아보면 인지도 높은 브랜드, 즉 유명브랜드가 됨으로써 놀라운 매출을 기록했던 성공사례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일에만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지금은 예전의 그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 상품 카테고리별로 유명브랜드가 별로 없던 시대에는 인지도라는 것이 매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예컨대, 갈증이 나서 가게에 들어갔는데 다섯 가지 브랜드의 음료가 진열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네 가지 음료는 처음 보는 것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선택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어느 것일까. 당연히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우선적으로 선택될 것이다. 소비자는 자신의 선택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브랜드를 쉽게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이라면 브랜드 인지도가 마케팅 성과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만일, 다섯 가지 음료 모두가 유명한 브랜드인 상황이라면 달라진다. 남들만큼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소비자 선택대상에서 탈락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일 수는 있으나, 과거처럼 우선적 선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유명브랜드의 수가 적었던 시대에는 인지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도 매출을 견인할 수 있었지만, 이 시대엔 인지도 높은 유명브랜드가 너무 많다. 인지도 높은 다수의 브랜드가 경쟁시장에 존재한다면, 인지도보다 선호도를 높이는 일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타벅스의 전략을 살펴봐도 ‘어떻게 해야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흔적은 없다. 처음부터 선호도를 겨냥했던 것이다.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인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화 해야 하며, 감성적 매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하면 더 유명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말고,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하면 더 사랑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전사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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