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대표직 사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외대표로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그동안 걸어온 행보를 돌이키기보다는 1달여 뒤 치러질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 '승부'에 더 무게를 둔 발언이었다.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박 대표는 마지막까지 출마를 고심했다. 인천부평을과 울산북구를 두고 휴가를 가면서까지 저울질을 거듭했다.
6개월이 지나고 박 대표는 양산 출마를 선택했다. 여당 대표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나서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표직을 내놨다. 박 대표는 "양산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대표직을 그만두고 전력을 다해 심판을 받는 게 옳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표 취임 후 지난 1년2개월 동안 박 대표는 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완충지대 역을 원만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친박계 당협위원장 임명 등 당내 계파 갈등 문제를 큰 잡음 없이 해결하면서 화합형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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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외대표와 세력 없는 정치인이라는 꼬리표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당·정·청 소통 부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 뒤 "인생을 아무리 잘 산 사람도 마지막에 가선 인생을 이렇게 좀 더 잘 짤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며 "그런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