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감 맴도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광주=뉴시스 2009.09.0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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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감 맴도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금호타이어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임금협상의 난항에 이은 정리해고자 명단 통보로 노사가 '공장점거'와 '직장폐쇄'라는 극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벌써부터 '제2의 쌍용차 사태'로 번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직장폐쇄를 단행한 5일 오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공장 안쪽에서는 낯익은 '노동가요'가 울려퍼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 간부들이 지게차를 이용해 타이어를 실은 사각 철골구조물을 옮기며 정문을 봉쇄하고 있었다.



쌍용차 노조원들이 생산차량으로 입구를 막고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했듯이, 금호타이어 노조도 타이어 완제품을 바리케이드 삼아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핵심 쟁점 사안들에 대한 의견 접근이나 합의에 실패했다.

사측은 곧바로 광주노동청에 2차 직장폐쇄 신고서를 제출했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에 공장시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노조는 이에 대항해 조합원 2000명을 비상 소집했고, 오전 9시부터 비공개 집회를 가진 뒤 공장 일부 라인을 점거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경찰도 양측의 물리적인 충돌에 대비해 4개 중대 350여명의 경력을 현장에 투입하면서 공장 내.외부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23차 교섭을 벌이기로 해 막판 타결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서로의 주장 차이가 너무 커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측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에도 불구,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한 손실이 너무 커 직장을 폐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교섭 중에 기습적으로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하고, 직장폐쇄까지 강행하는 등 상황을 파국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24차 교섭을 재개하기로 해 '금호타이어호'의 향후 진로는 이번 협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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