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소비자들, KAL·아시아나 美서 소송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09.09.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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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노선 가격담합' 민사소송… 국내 법무법인 美법원에 제기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아시아나 (9,770원 ▲280 +2.95%)항공이 미주노선 가격 담합 등으로 최근 국내 법무법인으로부터 미국에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그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한국 법무법인이 국내 소비자들을 대리해 집단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영진은 지난 1일 미국 패니쉬, 쉐어 앤 보일(Panish, Shea & Bolye) 로펌과 함께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 항공을 상대로 미주노선 가격담합 등 미국 반독점법 위반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미국 연방법원(캘리포니아 중부연방 법원)에 접수했다.

집단소송은 일부 피해자가 다수를 대표해 제기하는 소송으로 판결 효과가 피해자 집단 전체에 미친다.



이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2007년 8월과 2009년 4월에 미국 반독점법 위반의 유죄를 인정하고 미 법무부와 각각 미화 3억 달러와 5000만 달러의 벌금을 무는데 합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2000~2006년 미주노선에서 기름 값이 오르면 운송요금을 따라 올리는 연료할증료 명목으로 요금을 담합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번 집단 소송은 이와 별도로 국내 법무법인이 한국 승객들을 대신해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 최초로 미국 이외 지역 피해자의 자격으로 미국법원을 통해 그 손해를 배상 청구하는 소송이다.


아직 구체적인 청구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소송에 패배할 경우 항공사들의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이미 다수의 미국 소비자들은 양 항공사에 소송을 제기해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의 한 관계자는 "양 항공사는 불법적인 가격담합행위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손해배상의 대상인 한국 승객들을 그 동안 미국 소송에서 제외하려고 했다"면서 "이미 양 항공사가 미 법무부와 벌금을 내는 데 합의했기 때문에 손해 배상 범위만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대 항공사가 불법적인 가격담합행위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정상적인 수익으로 포함시켜 부풀려진 재무제표를 대외적으로 공시했다"면서 "이를 신뢰한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을 가능성 등 주주 투자자의 피해 여부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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