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은 회사돈 아니다, 생각 바꿔야"

더벨 김참 기자 2009.09.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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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인터뷰]②머서코리아 김충직 부사장

이 기사는 08월28일(09: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머서코리아 김충직 부사장(62.사진)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 손꼽히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미국에서 20여년간 퇴직연금 컨설턴트로 활동한 그는 머서코리아로 오기 전에 미국 머서에서 11년 이상 일했다. 또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던앤브래드스트리트(Dun & Bradstreet)에서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머서는 40여년 전부터 전세계 46개국에서 기업들의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다. 특히 연금제도 설계시 필요한 기업회계, 노사관리, 인사제도, 재무시스템 자문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전문 컨설턴트출신답게 김 부사장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에 대한 현재 상황과 문제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퇴직연금도입을 앞둔 기업들의 인식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말할 때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업들 인식 개선이 관건

김 부사장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기업들의 인식 부족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퇴직금 제도와 퇴직연금제도, 퇴직보험 등 각종 제도가 뒤섞여 있는 과도기적인 상황인 것은 물론, 아직까지 기업들이 퇴직연금의 장점이나 세제혜택 등 제도적인 이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적립하기 때문에 사업장이 도산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금 수급권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기업들도 근속기간에 따라 매년 부담이 늘어가는 퇴직금과 달리 기업의 퇴직금부채 누적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아직은 국내 기업보다 외국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외국계기업들은 글로벌 본사차원에서 이미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만큼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퇴직보험과 비교해보면 퇴직연금은 세금문제는 물론 운용방식도 달라진다"며 "보다 복잡한 부분이 있어 기업이나 근로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직금은 회사 돈이 아니다..인식 바꿔야”



현재 국내 기업들은 퇴직연금제도 도입시 사업자의 재무상태와 수수료, 운용상품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하기보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해관계를 따져 사업자들을 결정하는게 대부분이다.

김 부사장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종업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퇴직금을 기업의 돈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가입자들이 지속적인 운용관리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진다. 제도도입을 통해 근로자의 노후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운용성과가 다른 사업자에 비해 낮거나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경우 직원들이 회사에 사업자 선정 기준을 요구하게 된다"며 "머서는 사업자들의 재무건정성이나 운용성과 등 다양한 평가기준을 통해 기업들의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자들에게 퇴직금이 맡겨졌을 때 리스크를 회전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1년 IFRS의무..수요 증가할 것"



2011년부터 상장회사에 의무화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인사와 회계 부문의 컨설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김 부사장은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퇴직연금과 IFRS도입을 앞두고 컨설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IFRS나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 없이 무작정 도입할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FRS가 도입되면 직원의 근무연수, 경력, 급여인상률 등을 고려해 산출된 현재가치를 퇴직급여부채로 인식하게 된다. 또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경우에도 현재는 취득원가주의로 평가하지만, IFRS가 도입되면 공정가액기준으로 자산가치를 평가한다.



만약 국내나 해외에 상장됐거나 해외사업장이 있는 기업들이 변화된 IFRS의 기준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회계처리를 하지 못했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퇴직급여와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 컨설팅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계 기업들이 컨설팅펌을 통해 자문을 받는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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