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전성시대…우려도 '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9.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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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총장 총리로…최경환·임태희 의원 입각
-기존 경제팀과 의견충돌 우려
-다양한 정책…국회와 가교·정책조율도 기대

저명 경제학자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국무총리 후보자가 되고 경제관료 출신인 최경환, 임태희 의원이 입각하면서 '경제전문가 전성시대'가 열리게 됐다.



2기 내각에 경제전문가가 대거 입성한 것은 경제위기 극복과 이후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사공'이 많아짐에 따라 비교적 잡음 없이 움직이던 기존 경제팀과의 팀워크가 흔들릴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제가 '대세'=법무부, 국방부 등 특별한 위치를 고려하면 9.3 개각의 특징은 경제전문가의 득세로 요약된다.



정운찬 총리 후보자는 1978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줄곧 상아탑을 지켜온 국내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다. 경제현실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평소 재벌 비판, 정부의 시장 개입, 구조개혁 등에서 소신있는 주장을 폈다.

지식경제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한 최경환 의원과 임태희 의원은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최 의원은 행시 22회로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대선 이후에는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를 지냈고 한나라당 수석정조위원장 등의 자리에서 정부와의 정책조율을 담당했다.


임 의원 역시 빼놓은 수 없는 경제관료 출신. 행시 24회인 임 의원은 재무부와 재경원, 청와대 등 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강만수 전 재정부 장관과 함께 이명박 정부 초기 경제정책을 집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기대 '반' 우려 '반'=9.3 개각에 따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까지 합치면 5명의 경제전문가가 포진하게 된다.



이에 앞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도 경제전문가들이 득세했다. 윤진식 경제수석은 정책실장을 겸임했고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경제특별보좌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 코드' 공유로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각자 경제 인식에 대한 소신이 뚜렷해 자칫 주요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낼 수 있다는 게 그것이다.

실제 정운찬 총리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의 최대 역점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해 "환경문제가 중요하고 경제관점에서도 우선순위에서 앞에 있지 않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 협의과정에서 새로 입각하는 지경부, 노동부 장관이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장관으로서 부처 협의도 원만히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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