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신종플루 김치마스크' 누가 제작했나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09.09.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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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석씨(28)가 선보인 '김치마스크'. 이씨는 마스크의 제작의도를 "한국의 건강음식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제석 광고연구소↑이제석씨(28)가 선보인 '김치마스크'. 이씨는 마스크의 제작의도를 "한국의 건강음식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신종플루를 막으려면 '김치마스크'를 써라?"

간단하면서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한국의 전통음식을 알리는 한국인이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는 신종플루를 막는다는 마스크가 등장했다. N95인증 마스크도 아닌 단순한 보온용 마스크다. 다만 이 마스크에는 배추김치 사진과 '김치가 독감을 예방한다(Kimchi prevents flu)'는 문구가 인쇄돼있다.



현지에서 마스크를 제작한 광고전문가 이제석씨(28)는 3일 국제전화를 통해 "김치가 특정 질병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식품, 한국전통음식으로서 김치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번졌을 때 BBC등 해외 언론들이 '김치가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주목했었다"며 "이번 신종플루 유행은 우리 건강식품을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에 '김치마스크'가 소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창피하다", "냄새날 것 같아 미국인들이 쓰겠나"같은 반응도 나왔다. 이씨는 이런 반응에 "한국 사람들 스스로 우리 것에 대해 자신감이 약하다"며 서운함을 표했다. 한국 전통음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뉴욕에서도 유명해 상류사회 인사들이 시간을 내서 먹는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미국인은 인디언을 학살하고도 그것을 '개척정신'으로 표현하고 일본인은 '작다'는 사실을 강점으로 포장했다"며 "광고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야 의미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현지 반응도 좋은 편"이라며 "김치마스크를 착용해 본 현지인들은 '재미있다', '실제로 효능이 있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치마스크'는 다량 생산돼 보급되는 제품은 아니다. 이씨가 한국음식 홍보를 위해 소량 제작한 것이다. 이씨는 "이번 마스크 말고도 한국의 건강음식을 알릴 수 있는 마스크를 더 제작 중"이라며 "맨해튼에서 한인 청년들과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는 거리 퍼포먼스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이란 브랜드를 알릴 소재는 무수히 많다. 음식뿐 아니라 여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광고작품을 계속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김치마스크'를 제작한 이제석씨(28) ⓒ이제석 광고연구소 홈페이지↑'김치마스크'를 제작한 이제석씨(28) ⓒ이제석 광고연구소 홈페이지
이제석씨는 이제석광고연구원의 대표로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광고 전문가다. 계명대 시각디자인학과와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를 졸업했다.

2007년 도미한 이씨는 그해 뉴욕 원쇼 광고제 등 각종 광고대회에서 29개의 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이씨는 독도수호 광고퍼포먼스를 여러 번 진행했고 지난 달 16일에는 미 워싱턴포스트에 '미사일 대신 식량을'이란 문구와 미사일 크기의 옥수수가 북한 국기를 단채 발사되는 광고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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