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표실망·조정부담 지속…다우 0.3%↘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9.03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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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민간고용, 제조업 주문 등 경제지표에 대한 실망과 조정 부담으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9.93포인트(0.32%) 하락한 9280.67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간 S&P500지수는 3.29포인트(0.33%) 떨어진 994.75를, 나스닥지수는 1.82포인트(0.09%) 밀린 1967.07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 급락의 여파가 남아있는 가운데 금융주에 대한 고점 논란, 예상보다 악화된 민간 고용 지표 등으로 미국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약세를 보였다.



장중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에너지 관련주들의 주도로 뉴욕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유가는 보합권으로 밀렸고 증시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고점 논란이 제기된 금융업종이 하락세를 주도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건강보험 개혁 법안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는 발표로 헬스케어주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들은 장중 강세를 보였으나, 유가가 보합권에 밀리면서 하락세로 마감했다.

◇8월 민간부문 감원 '예상보다 커'…노동생산성은 양호
고용조사업체 ADP는 이날 미국의 8월 민간부문 고용이 29만8000명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치(25만명 감소)보다 감원 규모가 컸다.

그러나 7월 민간부문 감원은 36만명으로 잠정치(37만1000명)보다 적었던 것으로 수정 발표됐다. 8월 감원 규모도 전달에 비해서 6만2000명 줄었다.


기업들의 감원 규모가 예상보다 컸던 것에 더해 노동자들에게 쓰는 비용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분기 단위노동비용은 연율 기준 5.9% 하락해 근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전망치(5.8% 하락)를 초과하는 낙폭이다.

2분기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은 연율 기준 6.6% 증가했다. 이는 2003년 3분기 이후 근 6년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6.4%)를 상회하는 수치다.



노동 생산성 지표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줬지만 아울러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소비 침체 우려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7월 제조업주문 '기대 이하'…자동차 주문도 감소
장중 발표된 7월 제조업 주문도 시장기대치에 못 미쳤다. 민간부문 감원 지표 악재를 딛고 상승 반전을 모색하던 뉴욕 증시는 제조업 주문 지표 발표 직후 0.4~0.5%p 급락하기도 했다.

미 상무부는 2일 지난 7월 제조업 주문이 1.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망치(2.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운송장비 제외시 제조업 주문은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변동성이 높은 항공기 주문만 배 이상 급증했을 뿐, 유류와 식품 등 비내구재는 물론 자동차 주문도 줄었다.

석유, 식품 등 비내구재 주문은 관련 제품 가격 하락세로 인해 주문액이 예상 밖으로 1.9% 감소했다. 이는 올 들어 최대폭이다.

내구재 주문은 5.1% 늘면서 2년래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운송장비 주문이 19%나 급증했고 그중 항공기를 제외하면 자동차 주문은 1.3% 줄었다.



미국의 주간 주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도 3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 모기지은행연합회(MBA)에 따르면 지난주(8월28일 마감) 모기지 신청 지수는 전주 대비 2.2% 하락했다.

◇금융주 약세…웰스파고 "대출손실 안정될 것"
금융주에 대한 고점 논란이 지속되면서 S&P500의 금융업종 지수는 이번주에만 6.6%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09%, 골드만삭스가 1.02% 밀렸다.

은행의 추가 부실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웰스파고의 존 스텀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대출 부실 문제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일부 사업부문에서는 대출 손실 규모가 매우 높은 상태이지만 곧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 정부에서 지원받은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자금을 조만간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웰스파고 주가는 0.46% 하락했다.

◇美휘발유재고 증가·OPEC '생산량 동결'…유가 강세
국제 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재고 감소 소식에 힘입어 장중 강세를 보이다 민간고용, 제조업 주문 등 경제지표 악화로 하락 반전하는 등 등락이 엇갈린 끝에 전날 종가에서 변동이 없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마감가와 같은 배럴당 65.05달러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지난주(28일 마감)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297만배럴 감소한 2억51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주 휘발유 소비도 4.1% 증가한 948만배럴을 기록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원유 재고는 37만2000배럴 감소한 3억434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90만배럴 감소)에 못 미치는 감소폭이다.

장중 유가는 강세를 보이다 7월 민간부문 감원 규모가 예상보다 큰 29만8000명을 기록하고 제조업 주문도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등 경제지표 악화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지시간 오후4시5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43센트(0.31%) 상승(달러화 약세)한 1.426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74엔(0.79%) 떨어진 92.19엔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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