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靑, 세종시 원안추진 거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9.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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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측 주장과 달라… "심대평, 당으로 돌아와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2일 총리 기용설에 올랐던 심대평 전 대표의 탈당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충청지역의 시급한 현안인 세종시 건설 문제를 원안대로 추진하고 장기 과제로 획기적인 지방분권을 위한 강소국 연방제 추진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 측이 모두 거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앞서 이 대통령이 1일 한나라당 여성 의원과의 오찬 자리에서 심 전 대표 총리 무산은 이 총재가 강소국 연방제를 거듭 주장해 무산됐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 총재는 "청와대와 오간 얘기이기 때문에 비공개로 하기로 약속한 것이고 이를 지키고자 가급적 언급을 회피해왔다"면서도 "내가 강소국 연방제 채택을 요구해 받아들일 수 없어 결국 심 대표 총리 지명이 무산된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총리 지명에 대해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거나 내가 전화한 일이 없고 중간자를 통해 심 대표를 총리후보로 지목해서 제의가 온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해 정부와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했던 약속도 어기고 원안 추진이 어렵다고 했다"며 "이런 상태에서 총리직을 받으면 우리 당이나 심 대표나 총리자리를 위해 세종시를 팔아먹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측은 그러나 심 대표가 총리로 오면 세종시가 심 대표 지역구인만큼 그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는 정부가 심 대표를 총리로 기용해 세종시 원안 추진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것만으로도 심 대표의 총리 기용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심 대표의 탈당은 우리당으로선 매우 충격적이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다시 우리 당에 돌아와서 원래와 같은 화합된 모습으로 충청민심에 배반하는 일 없길 바란다"며 복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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