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못추는 게임주들 '아이온 때문'?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9.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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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 게임주 '↓↓'··대장주 엔씨소프트 효과

올해 초 '경기 방어주'로 꼽히며 각광받던 게임 관련주들이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가 1년만에 160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들은 맥을 쓰지 못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 (209,000원 ▲10,000 +5.03%)의 주가는 지난 7월부터 두 달동안 21% 하락했다. 올해 초 장중 20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도 지난 1일 종가 기준 14만3000원까지 밀렸다.



↑ 최근 게임주의 주가 추이↑ 최근 게임주의 주가 추이


엔씨소프트가 주춤하면서 다른 게임주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YNK코리아 (4,980원 ▼70 -1.39%)의 주가는 같은 기간 37.8% 하락했고, 게임하이 (25,400원 ▼1,950 -7.13%)액토즈소프트 (6,240원 ▲60 +0.97%)도 각각 22.4%, 22.3% 떨어졌다.

이밖에 엠게임 (6,970원 ▲370 +5.61%) 21.6%, 웹젠 (17,160원 ▲20 +0.12%) 16%, CJ인터넷 (0원 %) 7,6%, 한빛소프트 (1,470원 ▼12 -0.81%) 5.5%, 컴투스 (43,200원 ▼150 -0.35%) 5.5% 등 대부분의 게임주들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7월30일 나란히 코스닥에 입성한 드래곤플라이 (257원 ▼1 -0.39%), 게임빌 (22,550원 ▲450 +2.04%)도 상장일 종가와 비교해 각각 38.5%, 16.9% 떨어지며 상장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나마 네오위즈게임즈 (21,650원 ▲350 +1.64%)(5.5%)와 조이맥스 (10,630원 ▲460 +4.52%)(5.4%)가 주가를 끌어올리며 체면를 차렸다.

게임주의 암담한 여름방학 성적표는 여러 면에서 의외라는 평가다. 우선 7,8월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호황을 누렸다. 올해 초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도 상승세를 보였던 게임주였기에 '역주행'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7,8월은 게임업계 최고의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방학 시즌이 겹친다. 방학을 맞아 사용자가 몰리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시기다. 상대적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 실적발표가 이 기간에 나오긴 했지만, 게임업체들은 선전하며 괜찮은 실적을 내놓았다.


유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들이 맥을 못 쓴 이유는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온라인게임 '아이온'이 중국에서 흥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올해 초 급등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17일에는 11만6000원까지 밀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연초 5만원대에 머물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장중 20만원을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인기 종목이었다. 엔씨소프트의 선전은 다른 게임주에 대한 관심까지 유도해 게임주의 동반 상승을 이끌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상반기 게임주들이 덩달아 올랐다"며 "그러나 게임 비수기인 2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아이온이 중국에 잘 안 되고 있다는 중국 루머가 나오면서 전체 게임주의 주가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은 전체 게임주에도 고무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달 아이온의 북미·유럽 정식서비스를 앞두고 최근 주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제2의 '중국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도 "게임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엔씨소프트의 하반기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나머지 게임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많이 떨어진 만큼 오히려 기대를 더 걸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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