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꿈의 10만대'! '빅5' 초읽기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9.02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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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美판매 점유율 8% 전망… 크라이슬러 추월, 닛산엔 역전당해

현대·기아차의 미국내 판매대수가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 (203,500원 ▼4,000 -1.93%)가 1986년 2월 '엑셀'브랜드로 미국시장에 진출한지 23년만의 일이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 미 판매법인(HMA)와 기아자동차 미 판매법인(KMA)에 따르면 두 회사의 지난달 판매합계는 10만665대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 시장 판매 5위 자리를 지켜온 크라이슬러는 9만3222대를 파는데 그쳤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에 추월당했던 닛산이 10만5312대로 근소한 차이로 5위 자리에 올랐다.



◇ 현대차 판매 47%↑… '중고차 보상'에 가속

현대차 (203,500원 ▼4,000 -1.93%)의 지난달 미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47% 급증한 6만467대에 달해 사상 최대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기록은 지난해 6월의 5만33대였다.



미 정부가 실시한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의 수혜를 반영, 소형차종인 엑센트 판매가 56% 늘어난 1만99대, 엘란트라는 1만9752대로 무려 96.9% 늘었다. SUV차종인 산타페 역시 1만791대로 41% 증가하는 등 전 차종에 걸쳐 판매 신장세가 확산됐다.
지난해 8월 이후 본격 판매에 들어간 고급승용차 제네시스는 1026대를 팔아 1000대 이상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 2009 미 슈퍼볼 경기 도중 방영된 현대자동차의 TV광고 화면.↑ 2009 미 슈퍼볼 경기 도중 방영된 현대자동차의 TV광고 화면.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고급차 시장 진입, 주류 언론 및 일반 소비자의 지속적인 호평, '현대 어슈어런스' '현대 어슈어런스 가스록'등 혁신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이 인지도를 상승시켰고 때맞춰 폐차 인센티브 시행이 최다 판매 실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품질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된 점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록 달성을 가능하게 해준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기아차는 60.4%↑… 쏘울 등 신모델 효과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사상 최대 미국시장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기아자동차 (93,000원 ▼1,000 -1.06%) 미국 판매법인 (KMA)는 1일(현지시간) 지난달 판매 대수가 4만198대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60.4%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판매기록 3만1047대(지난해 5월)를 30%나 초과한 것이다.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37% 증가했다.

KMA는 "스테디셀러인 스포티지와 부동의 세그먼트리더로 자리매김한 쏘울의 선전과 함께 리오, 옵티마의 판매도 전년 8월대비 93.9%와 96% 각각 증가, 판매신기록 달성의 초석이 됐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의 미국 생산 및 판매법인 안병모 총괄사장은 "최대 판매량 기록은 미 정부의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에 힘입은 바 크지만, 쏘울등 상품성이 뛰어난 신모델의 가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부터는 판매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아차는 신차 쏘울 및 포르테의 성공적인 런칭, 지속적인 딜러망 강화와 지원, 디지탈 마케팅 및 NBA를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등을 통해 이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시장 점유율 8% 훌쩍

현대기아차는 지난 7월 미국내에서 총 7만4898대를 판매, 점유율 7.5%로 닛산(7.2%)을 제치고 크라이슬러에 이어 6위를 기록한바 있다. 크라이슬러는 8만8900대, 점유율 8.91%를 기록했다. 제네럴 모터스(GM)가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켰으며 도요타, 포드, 혼다가 뒤를 이었다.
닛산은 8월들어 10만5312대를 팔아 근소한 차이로 현대기아차를 다시 제쳤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판매대수가 하락했다.



미국 및 일본업체보다 월등한 판매 신장률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동기 3.3%, 전달의 4.6%에 비해 크게 증가한 5.0%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3.1%였던 시장 점유율이 크게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를 합친 시장 점유율은 8%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업체가운데 포드는 판매실적이 17% 늘었지만 GM과 크라이슬러는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의 수혜에서도 소외되면서 판매가 15-20%씩 줄어드는 부진을 지속했다. 특히 크라이슬러는 한달간 9만3222대를 파는데 그쳐 15%나 실적이 뒷걸음쳤다. 지프 브랜드의 판매 감소는 6%에 그쳤지만 크라이슬러 브랜드의 판매가 23% 급감했다.
도요타는 6.4% 증가했지만 현대기아차의 증가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크라이슬러가 9.8%, 현대기아차가 7.35%였다. 상반기 누적으로 닛산(7.26%)은 제친 상태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현대기아차가 크라이슬러까지 추월, 5위 자리를 굳힐수 있을지는 장담하긴 이른 상태이다. 하지만 현 추세라면 현대기아차의 '빅5' 입지는 확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메릴린치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현대기아차가 4년뒤 미국내 시장점유율 10.9%로 닛산(7.7%), 크라이슬러(3.8%)를 멀리 따돌리고 5위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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