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종건, 부진한 자산매각…신규수주 관건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9.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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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끝을 향해 달리는 건설기업⑦]조직개편·경비절감 합격

편집자주 [편집자주]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 폭풍이 지나간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C등급 워크아웃 건설사'로 낙인찍힌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각 건설사들이 어떤 자구 노력을 펼쳐왔고, 또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계획하며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신도종합건설은 지난 3월 말 건설사 2차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지 2개월 만에 채권단과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1차 구조조정 건설사들이 평균 3∼4개월만에 워크아웃 이행 약정을 맺은 것에 비해 한 달 가량 빨리 진행된 셈이다.



신도종건과 채권단이 합의한 워크아웃 이행 계획안은 △지방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및 의정부 사옥, 대표이사 보유토지 매각 △조직경쟁력 강화 및 경비 20% 절감 △보증채무 및 차입금 상환 등이다.

이어 계속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신규사업 계획안과 부채비율, 경영실적, 잔여채무 상환 계획 등에 대한 채권단의 종합 평가를 통과해야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신도종건은 당초 2011년 6월까지인 워크아웃 기간을 2010년 상반기까지로 1년 가량 단축하는 목표를 세우고 자구 노력을 진행 중이다.

◇사업장·자산 매각은 난항=지난 8월 말 현재 신도종건은 지방 PF사업장 등 자산을 단 한 건도 매각하지 못했다. 워크아웃 협약 직후 최근 사내에 자산 매각을 전담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이렇다할 실적은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매각 대상은 전북 군산시 지곡동(499가구)과 강원 원주시 태장동(1592가구) 아파트 사업장이다. 지난해 분양을 시작한 경북 포항 사업장(363가구)은 40% 이상 계약이 이뤄진 만큼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도종건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군산·원주 사업장은 당장 매각하더라도 손실액이 크다"며 "무조건 처분보다는 사업장 분할 등을 자산매각 이행으로 대체 인정하는 등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2동에 짓는 주상복합건물인 '아크라티움' 중 신도종건이 사옥으로 쓸 공간도 매각할 예정이다. 아크라티움은 오는 12월 준공된다. 사옥 매각대금은 약 1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종건은 아크라티움내 사옥을 매각한 뒤 임차해 입주할 계획이다. 송한근 대표이사가 보유한 토지(의정부시, 약 40억원)는 내년 6월까지 처분할 예정이다.

◇조직개편·경비절감은 합격점=워크아웃 개시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조직 슬림화와 경비 절감이다. 사내 31개팀을 21개로 조정해 사업부 운영비 누수를 줄였다. 강제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지만 직원수는 감소했다. 연초 230명이었던 직원수는 현재 214명이다. 직원 임금은 평균 20% 삭감됐다. 기업 부실의 책임을 경영진과 직원들이 함께 나눈 셈이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뒤 임직원 월급과 카드사용비, 광고비 등 총 80억원이 넘는 운영 경비를 절감했다. 워크아웃 협약 전 연 10∼12%였던 제2금융권 등의 기존 대출금 이자가 5%로 단일화되면서 자금 운영도 수월해졌다. 채권단이 421억원을 신규 지원해 급한 불도 모두 껐다.



◇내년엔 현장 3곳뿐…신규사업 확보가 관건=신도종건은 경영 부실보다는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워크아웃 기업이 된 사례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은 4002억원,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2007년(매출액 2755억원, 영업이익 212억원) 대비 배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기 남양주·양주·의정부·여주 등 현재 공사 중인 10개 현장의 사업일정이 비슷해 자금 구조는 취약한 편이다. 지난해 말과 올초 자금 운용에 애를 먹은 것도 이 때문이다.

총 10개 사업장 가운데 연내 7개 단지가 입주하면 내년에는 현장이 3곳으로 줄어든다. 신도종건은 입주임박 사업장 공사 진행에 주력하느라 올들어선 아직까지 단 1건도 신규 분양을 하지 못했다.



건설사 워크아웃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사업을 얼마나 수주했는지다. 신도종건은 매년 평균 5∼6개 공사를 확보해 왔지만 올해는 자체사업인 경기 양주시 덕계동(249가구) 프로젝트가 유일하다. 양주시 덕정동과 삼숭동, 홍죽리, 동두천시 지행동과 생연동 등 현재 검토중인 사업을 모두 따내야 워크아웃 졸업 후 계속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도종건의 채무상환이나 경비절감 노력은 인정하지만 수익이 보장된 새 일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신규수주 감소는 경영 정상화의 걸림돌인 만큼 사업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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