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동안 공급 부족에 따라 입주 물량이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보이는 올해와 내년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절대적인 부담액이 적지 않아 실제 서민들을 위한 대책이 될 지도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최근의 매매가나 전세가 상승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수급상의 문제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이처럼 공급을 크게 늘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2만8000여가구로 지난해 5만여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입주량도 2만7000가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 인한 멸실가구수는 크게 늘고 있어 급격한 수급불균형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시 주거환경개선정책 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만8000여가구였던 서울시내 멸실가구수는 올해 3만여가구로 늘어나는데 이어 내년에는 4만8000여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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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가 10월 초 분양에 들어가더라도 실제 입주가 이뤄지기까지 최소 2~3년의 기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는 당장 불안한 서민주거안정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전세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보금자리주택 입주 희망자의 상당수가 대기함으로써 전세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반값아파트라도 3억~4억원은 필요…서민주택될까=정부는 서울·경기 일대 4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아파트 분양가를 인근 시세의 50~70% 수준에서 책정키로 했다.
특히 서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의 전용 85㎡ 분양가는 3.3㎡당 1150만원 선에서 책정할 계획이다. 강남·서초 아파트 시세가 3.3㎡당 2500만~300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이는 주변 시세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분양가가 이처럼 싸지만 과연 집없는 서민들이 쉽게 매입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세곡이나 우면지구에서 선보일 전용 85㎡ 아파트 분양가는 3억~4억원 수준이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전용 85㎡의 분양가가 3억7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계약자는 적어도 2억~3억원 이상의 자금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 정도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아무리 무주택자더라도 보금자리주택 입주 대상이 맞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 세곡이나 서초 우면지구의 경우 시세차익만 3억원이 넘는 것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이른바 '로또아파트'로 불리고 있다"며 "결국 돈있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시세차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돼 버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