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 전문투기꾼과의 전쟁"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08.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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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주간브리핑]

최근 서울의 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에 10억원 상당의 상황버섯이 출현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특이한 것은 이 상황버섯은 약초를 채취하는 전문가들이 깊은 산을 뒤져 찾아내 횡재를 한 게 아니라 보상을 노린 전문 투기꾼들이 빌려서 반입한 것이라는 점이다.

소규모 점포·공장 설립, 벌통·상황버섯 반입, 가축 사육, 불법축사 신축, 비닐하우스내 주거시설 설치, 위장 전입, 식목 식재. 전국의 개발사업 현장에서 보상을 노린 전문 보상투기꾼들이 기승을 벌이고 있다.



실제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등 3개 지역이 포함된 위례신도시는 우수한 입지여건 때문에 특별분양권과 영업보상 등을 노리고 쪽방 건축 후 매매행위, 벌통설치, 축산 등 불법 투기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경 진 모씨는 적격 세입자에게 임대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지는 점을 악용해 비닐하우스를 사들여 부엌이 딸린 쪽방 24개를 만든 다음 임대아파트 입주권이 나오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현혹해 분양했다. 진 모씨 등 3명은 구속기소되고 6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아파트 또는 생활대책용지 특별분양권을 8000만원에 투자하라'는 광고를 내걸고 비닐하우스 등 불법 건축물이나 축산에 투자하도록 유혹해 속칭 '물딱지'를 거래하는 사례가 포착돼 서울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전문 보상투기꾼들이 횡행하자 한국토지공사는 '토공38보상기동팀'을 가동, '가디언(Guardian : 현장 감시단)'과 '투파라치(불법행위 주민신고 및 포상제)' 등을 운영하면서 투기꾼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위례 가디언은 평일 퇴근이후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의 심야 시간대와 주말·휴일 주간 8시간, 야간 6시간씩 취약시간대에 자체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양봉, 닭 등의 반입이 주로 심야 및 새벽 시간대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안해 발족한 '위례지킴이'는 경비 용역 전문업체를 통해 2인 3개조로 24시간 운용하면서 심야시간대에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보상이나 생활대책용지를 공급받을 목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유령상가 신축, 불법 축산행위 등 각종 투기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주민신고 및 포상제도인 일명 투파라치 제도도 운용 중이다. 투파라치는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공람공고일 이후에 행한 행위 중 항공사진에 나타나지 않는 지장물이 신고대상이며 신고 시 10만~2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건축물의 건축·대수선·용도변경 △공작물 설치·토지형질 변경·토석 채취·토지분할 △염소·닭·오리 등의 가축사육과 벌통 반입 △영업보상이나 생활대책용지를 받을 목적의 투기행위 △이동이 용이하지 아니한 물건을 1개월 이상 쌓아놓는 행위 △죽목 식재 등을 발견하는 즉시 토공에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토공이 이처럼 투기꾼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불법투기 행위로 보상비 늘어나면 택지 조성원가가 상승해 아파트 분양가 인상요인이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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