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에 대비하려면 3층 보장제도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외에 기업연금(퇴직연금)이 정착돼야 하지만 퇴직연금은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생보사 임원은 "퇴직연금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퇴직연금을 자신들의 정통 텃밭으로 여긴다. 퇴직보험을 오래전부터 팔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퇴직연금은 은행권이 강세를 보인다. 생보업계로선 위기의식을 느낄 만하다.
오히려 증권사에 쫓기는 양상마저 보인다.
이 임원은 "여기서 더 밀리면 끝장"이라는 비장한 말까지 내뱉었다. 그러나 정작 은행권을 앞지를 수 있는 보험사의 '무기'가 보이지 않는다. 보험업계는 은행권의 대규모 점포망과 우월한 지위를 이유로 내세우지만 그러기엔 설득력이 약하다. 그만큼 더 철저히 대비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비난만 들을 수 있다.
퇴직연금에 대한 정부 정책도 아쉬운 부분이지만 보험사의 마케팅전략도 짚고 넘어갈 문제다. 보험업계는 은행권이 '꺾기' 등으로 퇴직연금을 늘린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바짝 뒤쫓아오는 증권사의 기세는 어떻게 변명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