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스킨십 경영' 실천하겠습니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08.2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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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이주형 수협은행장

이주형 수협은행장이 집무실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을 담은 'VISION 2013'을 설명하고 있다. 'VISION 2013'은 자산 30조원 달성과 함께 고객기반을 크게 넓히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이주형 수협은행장이 집무실에서 중장기 성장전략을 담은 'VISION 2013'을 설명하고 있다. 'VISION 2013'은 자산 30조원 달성과 함께 고객기반을 크게 넓히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협은행에 아쉬운 점이나 건의할 점이 있으면 언제든 명함에 찍힌 번호로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시간에 개의치 마시고, 사소한 일이라도 말씀해 주시면 즉각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저가 여러분의 머슴이 됐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주형 수협은행장의 변신이 금융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새벽에 동대문 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아침식사를 함께 하더니, 취임 100일을 앞두고는 영국 런던까지 건너가 3억 달러의 유로본드 발행을 직접 마무리했다.



런던의 일정이 끝나자 곧바로 본사로 돌아와 조직 개편안을 구상하고, 예금보험공사와 자본확충 방안을 협의했다. 개인과 기업 우수고객 5000여 명에게는 수협은행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업무 스타일부터 사생활까지 바뀐다"는 말이 있지만,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아 왔던 정통관료 출신치고는 변신이 너무 빠르다는 평가다.



불과 5개월 전 예보 부사장시절에는 "온화한 학자 스타일의 CEO"라고 불렸던 그다. 수협직원들조차 "이 행장의 행보를 따라가기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한다.

이 행장은 79년 행시합격 후 재무부 사무관으로 출발해 재정경제부에서 과장과 국장을 지냈다. 올 4월까지 예금보험공사에서 부사장으로 일한 후 수협은행장에 취임했다.

이 행장이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예보 부사장으로 일하며 수협의 업무를 이미 파악했다는 것도 배경이나, 본인은 "주어진 숙제가 많아 마음이 무척 급하다"고 한다.


수협은 내년 초까지 예보에서 받은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면 상환우선주 형태로 들어온 공적자금을 부채로 분류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재무건전성 수치가 악화되는 탓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존 공적자금 규모에 맞춰 신규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 또한 "잠재력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리다"는 수협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이 행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은 2013년까지 자산 30조원, 연간 순익 3000억원, 총자산수익률(ROA) 1%를 달성하는 ‘작지만 강한 은행’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앞으로 3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뛰어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건전경영과 체질강화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수협의 문화에 새로운 정체성이 생기도록 하는 것도 숙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협의 중장기 전략을 담은 'VISION 2013' 내용을 보면 이 행장의 나침반을 가늠할 수 있다. 자산 30조원 달성과 함께, 고객기반을 크게 넓히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행장은 "고객관리 역량 강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비이자사업 강화, 선제적 위험관리 등 5가지를 모두 강조하고 있다"며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비율 등에 대한 사전 관리 및 불완전 상품 판매 방지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객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1-10-10운동(직원 1인당 10개 신규계좌 유치- 계좌당 100만원이상 유지), MVP123운동(1일에 기존업체 2개이상, 신규업체 3개이상 방문), 1PLUS1운동(1주일에 1개 기업에 대해 1개이상 부수거래 증대)을 전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성과중심의 기업문화를 도입할 계획이다.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일정수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 상품개발 직원과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영업점장 계약 공모제 도입, 다양한 교육제도를 통한 업무능력 향상 등을 통해 조직혁신을 점진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이 행장은 "자체성장 뿐 아니라 협동조합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데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특히 도시민과 우리 어촌을 연결하는 어도상생(漁都相生)프로그램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행장 약력



-52년 경북 안동
-서울대 정치학과, 오리건대학원 경제학 석사
-재정경제부 참여정부 국정세미나 준비기획단장, 국장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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