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21일(15: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활동을 중단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증권사들은 연말까지 최대 1조25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해 채권안정펀드가 매입하는 방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과 채권안정펀드 P-CBO 발행 주관사들은 9월말 발행을 목표로 중견·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초자산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채권안정펀드는 지난해 12월 P-CBO 3137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올해는 대기업용 P-CBO는 두번에 나눠 1조7500억원, 중견·중소기업용은 3번에 걸쳐 8150억원을 인수했다.
앞서 관계자는 "P-CBO는 여러 기업의 채권을 모아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초자산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대기업용 P-CBO는 기초자산군에 들어갈 회사 수와 기업들의 요구 조건을 다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채권안정펀드의 하위 운용사들 역시 P-CBO 발행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은 7월 채권안정펀드 운용보고서를 통해 "향후 추가적인 신보보증 P-CBO 등이 발행될 경우 (채권안정펀드로) 편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하위 운용사들도 여신전문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의 경우 P-CBO를 통한 편입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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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도P-CBO 발행이 추진되는 데는 채권안정펀드의 여유자금을 소진시키기 위해서가 1차 목적으로 보인다. 1조2100억원 가량이 MMF와 증권금융, 콜론 등으로 단기 운용되고 있는 데 여력이 있으면서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채권이나 P-CBO 매입을 늘릴 경우 운용수익도 늘어난다.
신용위험이 완화되고 있지만 대기업 및 조선·건설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각종 대책이 나오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거되지 않고 있는 점도 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P-CBO 주관 증권사 및 운용사의 수수료 수입을 위한 목적도 있다. 채권안정펀드 관계자는 "일단 1차 출자된 돈 5조원은 모두 운용하자는 이야기가 있다"며 "관련 이해당사자들 역시 수수료 수입 등을 이유로 추가 발행을 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예정대로 P-CBO가 발행될 경우 2차 출자가 논의돼야 한다. 채권안정펀드 약관에는 운용규모가 1차 출자금의 90%, 4조5000억이 넘을 경우 2차 출자를 논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출구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회의적인 입장이어서 2차 출자가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와 채권안정펀드 출자 금융기관도 2차 출자에 대해 아직은 미온적이다.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금융시장 상황을 연말까지 지켜본 이후 2차 출자 여부를 논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연말까지 상황을 보겠다는 것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