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광풍' 뒤엔 '선수'들이 있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9.08.2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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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반짝 상승후 제자리 가능성

편집자주 코스닥은 블루오션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많은 우량기업들이 역동치는 곳입니다. 반면 코스닥은 총성 없는 전쟁터입니다. 실적과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루머와 역정보가 난무하는 냉혹한 곳이죠. 한국의 미래와 대박의 기회가 담긴 블루오션. 그러나 쉽게 뛰어들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코스닥의 숨겨진 얘기, 때론 불편한 진실들을 하나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2009년 8월. 한국의 주식시장에 신종플루의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입추를 지나며 일일 감염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하루 20∼30명이던 일일 감염자는 19일 1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21일 200명을 돌파했습니다.

여의도 금융가는 물론 '흉흉(洶洶)'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 63빌딩에 입주해 있는 외국계 게임회사 직원이 신종플루에 걸리면서 사무실은 폐쇄됐고, IBK증권을 비롯한 입주사의 전 직원들이 차례로 보건소의 검사를 받았습니다.



이 소식은 정보에 민감한 증권가에서 삽시간에 퍼지면서 많은 금융·증권맨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는 이 같은 흉흉한 기운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어둠의 자식'으로 불리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죠.



먼저 녹십자 (160,200원 ▼4,200 -2.55%),SK케미칼 (34,700원 ▼450 -1.28%),씨티씨바이오,한미약품,유한양행,대웅제약 등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의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들이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백신을 생산하는 중앙백신 (10,220원 ▼30 -0.29%)은 지난 한 주간 주가가 배로 뛰었습니다.

다만 신종플루의 '패닉'은 치료제를 만드는 제약회사보다도, 사업정보가 불투명한 바이오회사들로 더욱 빠르게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알앤엘바이오 (0원 %)는 '앞으로 신종플루 확산 방지 신제품을 만들겠다'는 발표가 상한가를 이끌었고, 건강식품을 만드는 엔알디 (413원 ▼10 -2.36%)는 신종플루 치료제 개발에 연구비를 쓰겠다고 발표한 뒤 7%가까이 올랐습니다.


이 같은 주가급등의 뒤에는 증권가 '선수'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신종플루와 연관되어진다고 여겨지는 다양한 제품과 기업들에 관한 정보가 증권가 소식통을 뒤덮고 있고, 이 같은 소식은 어김없이 주가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치료.진단키트 뿐 아니라 마스크, 식품,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까지 신종플루의 '광풍(狂風)'이 번졌는데, 주된 사업이든 부업이든,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종플루 예방 마스크를 부업으로 생산하는 지코앤루티즈 (70원 ▼9 -11.4%)는 지난주말 주가가 85%나 올랐구요. 귀체온계 업체를 부업으로 생산하는 이노칩 (1,925원 ▲33 +1.74%)과 친환경소재와 함께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크린앤사이언 (5,350원 ▼30 -0.56%)도 급등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최근 떠도는 '하반기 대유행설'등을 감안할 때, 신종플루는 앞으로도 국내 증권가를 뒤흔들 가능성이 큽니다. 신종플루는 추워지면 전염력이 커지지 때문에 지금까지 겨울이었던 남미지역의 피해가 컸고, 이제부터 한국을 비롯한 북반구 국가들의 피해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둠의 자식'으로 돈을 벌고 싶은 투자자라면 'SARS(사스)', '1차 신종플루'의 전례를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어김없이 주식시장의 '선수'들은 수혜주를 들먹이며 등장했고, '어둠의 자식'들의 주가는 단기 급등 후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최근 신종플루와 관련해 여러 정보를 흘렸던 '선수'들. 이들 대부분은 당장 다음주부터 주가가 적당히 오르면 차익을 내고 도망칠 가능성이 큽니다.

중앙백신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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